[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석달 연속 낙관을 기록하며 1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중 1단계 경제·무역 합의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악재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다음달 소비자심리는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 중인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2로 전월대비 3.7포인트 상승하며 지난 2018년 6월(105.4)이후 1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는 지난해 8월(92.5) 저점을 기록한 이후 석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12월 0.5포인트 하락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반등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 2003~2018년 장기평균치를 100으로 잡고, 이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1단계 경제·무역 합의문 서명 등의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상승한 가운데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며 소비자심리지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1월 소비자심리 집계에는 연휴기간 본격적으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0~17일까지 이뤄졌다. 지난 2015년 5월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 당시 소비자심리지수가 105.0에서 6월 97.7로 급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음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계속 심화된다면 다음 달 지수에는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를 구성하는 6개지수 모두 상승했다. 이 가운데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 소비자심리지수(CSI)는 78로 4포인트 상승, 향후경기전망 CSI는 87로 5포인트 올랐다. 생활형편전망 CSI와 가계수입CSI도 97과 101로 각각 3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93)도 1포인트 올랐다.
다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 CSI는 전달보다 9포인트 하락한 116을 기록했다.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 영향으로 주택가격 하락을 예측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상승 전망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2019년 3월(83) 이후 10개월 만이다.
앞으로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1.8%로 보합을 기록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