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최근 넷마블이 신규 대표를 선임해 각자대표 체제로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이미 '투톱' 경영진을 앞세운 게임사의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게임즈와 조이시티가 대표적인데, 이들 회사는 신작 개발과 신사업·시장 개척 등으로 사업을 나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다음달 이사회를 열고 이승원 넷마블 글로벌담당 부사장을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기존 게임 개발을 이끌고, 이승원 신임대표 내정자가 글로벌 사업을 담당한다. 넷마블은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해외에서 벌어올 만큼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게임사 중 하나다. 게임업계는 넷마블의 이번 개편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한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7년 넷마블 입사 후 '마블퓨처파이트', 'BTS월드' 등 주요 글로벌 게임 출시를 담당한 바 있다.
신임 넷마블 대표로 선임된 이승원 넷마블 글로벌담당 부사장(왼쪽)과 권영식 넷마블 대표. 다음달 이사회를 거쳐 이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되면 넷마블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사진/넷마블
이러한 투톱체제는 각 사업 혹은 업무별 집중도를 높이는 한편 의사결정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투톱 체제를 도입한 게임사들은 이미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남궁훈, 조계현 각자대표가 각각 기존 게임 사업, 신사업 발굴로 역할을 나눴다. 조계현 대표는 PC·모바일 게임 배급(퍼블리싱)의 사전 단계인 게임의 흥행 여부를 판단하며 '안살림' 역할을 맡고 있다. 대신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 중이다.
특히 프렌즈게임즈, 라이프MMO 등 개발 자회사를 대표를 직접 맡아 신규 게임에 대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프렌즈게임즈는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개발에 나섰고, 라이프MMO는 걷기 등 이용자 일상을 게임 요소를 결합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3월 설립된 라이프MMO의 첫 게임은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IP를 활용한 '아키에이지 워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궁훈·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사진/카카오게임즈
조이시티의 투톱 경영 성과는 지난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조이시티는 지난 2018년 3월 박영호 대표를 선임하며 조성원·박영호 각자대표 체제를 꾸렸다. 조 대표가 신작 개발에 집중한다면 박 대표는 마케팅·서비스 등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식이다. 두 대표의 합작품으로 지난해 전쟁 시뮬레이션 신작 '창세기전:안타리아의 전쟁', '건쉽배틀:토탈워페어' 등을 발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이시티가 지난 22일 공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33억원과 8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4%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조이시티는 올해도 신작 서비스를 통해 경영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크로스파이어:워존'은 지난 10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소프트런칭(정식 출시 전 사전서비스)했고, 지난 14일 기대작인 '블레스 모바일'의 공식 티저 사이트를 열어 활동을 시작했다. 회사 대표 IP인 '프리스타일' 신작도 공개할 예정이다. 조이시티 관계자는 "'3온3 프리스타일'의 PC버전인 '프리스타일3:올스타'를 올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라며 "블레스 모바일은 국내 서비스 후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