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효자 LNG선, 2023년까지 139척 인도…"공급과잉 우려"

전세계 선대 700척으로 늘어날 듯…"수요 감소하면 운임하락 불가피"

입력 : 2020-02-11 오전 6:02:07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효자 노릇을 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의 발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는 2023년까지 LNG선 139척이 인도될 예정인데 공급과잉 현상을 일으켜 운임이 하락하면 발주량도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10일 영국 선박가치평가기관 베슬스밸류(VesselsValue)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3년까지 시장에 인도될 LNG선은 139척으로 집계됐다. 
 
올해 53척에서 내년 57척으로 더 늘어난 후 2022년 28척, 2023년 1척이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효자 노릇을 하던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현대중공업
 
벌크선과 탱커선은 전 세계 각각 1만척 이상이 운항되는 것에 비해 LNG선대 규모는 지난달 기준으로 595척뿐이다. 전체 해상 교역량과 비교하면 LNG선 시장 규모는 매우 작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LNG선대가 급속도록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만 하더라도 전 세계 LNG선은 300척이었다. 2014년 400척을 넘어서 2018년 500척을 돌파했다. 4년만에 500척대를 돌파한 후 2년만에 600척대를 넘으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3년까지 인도될 예정인 139척은 현재 선대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이다. 이 선박들이 추가되면 전 세계 LNG선대는 순식간에 737척으로 늘어나게 된다. 
 
관련업계는 LNG선대 증가 배경으로 미국의 셰일혁명과 호주 해양가스전 생산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또 앞으로도 공급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노르웨이 선박중계업체인 펀리스(Fearnleys)는 "2023~2027년까지 연간 LNG 공급량 1억3400만톤을 운송하기 위해선 보다 더 많은 LNG선이 필요하다"며 "2026년까지 전 세계 약 800척의 LNG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LNG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지 의문이다. 덴마크 선박금융기관 DSF(Danish ship finance)는 "향후 3년간 LNG선이 22% 늘어나는 반면 LNG 수출 프로젝트 성장 속도는 선대 증가율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치열한 화물 확보 경쟁 분위기를 반영하듯 LNG선 운임은 이미 하락 추세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4만5000입방미터(CUM)급 LNG선 1일 평균 스팟운임은 4만7695달러로 전년 대비 8.3% 하락했다. 16만입방미터급 LNG선도 같은 기간 21.8% 줄어들었다. 
 
이렇다 보니 LNG선이 대량으로 인도되는 시점에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의 LNG 수요가 높은 편이지만 LNG선이 모두 인도되고 난 후에도 교역량이 높을 지 알 수 없다"며 "교역량이 둔화되기 시작하면 공급과잉 발생으로 운임도 하락해 LNG선 시장에 쇼크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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