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인들의 소비습관과 유통방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주요 모바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등 직접적인 온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2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러온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전역에서 자택 근무 및 외출 자제가 생활화되면서 생필품의 온라인 구매, 오프라인 상점의 온라인 주문 배송, 비대면 오프라인 배송, 비처방 의약품의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신선식품, 가공식품, 의약품 등 생필품 구매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의 지난 춘절 연휴기간(1월24일~2월2일) 채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배 증가했다. 베이징 ‘징커롱’ 마트의 설 당일부터 3일간 신선식품 주문량은 70만킬로그램에 달했고 전체 배송주문은 전년 동기 대비 4.5배 이상 늘었다.
오프라인 위주로 운영했던 대형마트와 중소 상점, 재래시장 등도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O2O(Online-to-Offline)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 이후 손님이 없어진 베이징의 고급 레스토랑 ‘화찌아치아웬’은 도매로 공급받은 채소를 온라인 주문배송 플랫폼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불러온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 자료/무역협회
신선식품도 예외 없이 모든 상품의 비대면·무접촉 배송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허마센션’, ‘어러머’ 등은 문자와 앱을 통해 배송정보를 공유하고 자택 앞, 단지 입구, 프런트데스크 등 지정 위치까지만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인 자율주행 로봇, 무인 물류, 무인마트 등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유통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중국 정부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각 성·시에 생산자-판매자 매칭 강화를 통한 신선식품의 전자상거래 유통채널을 적극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생필품 배송차량의 교통 방해 행위를 금지하는 ‘녹색통로’ 제도를 발표하고 시장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소비재의 원활한 공급과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박소영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7년 전 사스를 계기로 타오바오, 징동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급성장한 것처럼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소비시장에 또 다른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 내 무인배송, 원격의료 등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되면 온라인 소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인 만큼 중국의 주요 모바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등 직접적인 온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