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연세대학교 동문 모임과 시민사회가 '위안부 망언'과 학생 성희롱으로 물의를 일으킨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학교는 다가오는 1학기 수업에서 류 교수를 배제하고 담당교수란을 공백 처리한 상태다.
연세민주동문회(연민동)는 정의기억연대,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연세출신 종교인모임과 함께 20일 오후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위안부망언 류석춘규탄 및 파면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학교에게 류 교수의 파면, 검찰에게 구속을 촉구했으며 류 교수에게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또 "류석춘의 해괴한 작태는 학교의 고의적인 해태 또는 직무유기에 기인한다고 단정한다"며 "파면과 구속 기소는 민주공화국의 공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고 일제에 의해 고초를 겪으신 어르신들에 대한 죄송스런 마음과 위로를 전하는 행위이며 왜곡된 역사인식과 성범죄자로부터 학생들의 인격과 수업권을 보호하는 정당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한동건 연민동 회장은 "학교에서 류석춘 강의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하나, 명확하게 한 건 아니다"라며 "연세 한 학원의 문제가 아니라 범사회, 범대학 문제고, 그 암시가 오늘 기자회견"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민동은 학교의 대응이 계속 미진하다고 판단될 시, 압박을 위한 카드들을 준비 중이다. 현 사태에 대해 교육부에 특별감사 청구를 방안을 현재 유보하고 있는만큼,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또 검찰에게 기소를 촉구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연세대 정관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와 정의기억연대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있으며, 경찰이 다음달 초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연세대는 류 교수 사태에 대한 대응을 미적거린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지난해 9월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를 매춘과 동일시하고, 학생 성희롱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 내 윤리인권위원회가 사안을 처리하는데 수개월이 걸렸으며, 이번달에서야 교원인사위원회(인사위)의 결의가 내려졌다고 지난 19일 학교가 밝혔다.
인사위는 류 교수가 개설한 교과목에 대해 담당교수 배정을 보류하기로 결의했다. 전공과목 '경제사회학'과 교양과목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 과목, 대학원 과목 '동남아의 사회와 문화' 과목이며 이 중 전공과목에는 일제 시대 옹호로 물의를 빚은 '반일종족주의' 서적을 부교재로 사용하기로 해 파문이 일었다.
현재 수강신청은 받지만 담당교수는 비워둔 상태로, 보류 기한은 인사위의 별도 결정이 있을 때까지다. 류 교수의 거취는 최종적으로 다음 단계인 교원징계위원회(징계위)에서 결정되는만큼, 징계위로 사안이 넘어가면 거취와 상관없이 이번 학기 수업은 다른 교수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강신청 기간은 21일까지인 만큼, 사실상 학생의 선택권은 온전히 보장받지 못할 전망이다. 수강 과목의 변경 기간은 다음달 19~23일이지만 그 때까지 인사위가 별도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이번 1학기가 시한인 류 교수의 정년퇴임을 막기 위해 빠른 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학교는 "언제 결정이 내려질 지 답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20일 오후 연세민주동문회, 정의기억연대,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연세출신 종교인모임이 연세대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 류석춘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선전전을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