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상품에 대한 `심사기준금리`를 4~5% 사이로 설정하는 등 퇴직연금사업자의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사업자들은 최근 퇴직연금시장에서의 과당경쟁으로 역마진을 야기하는 고금리상품을 출시하는 등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달 6일 53개 퇴직연금사업자에게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상품 제공과 관련한 리스크관리기준 등을 마련토록하고 금융사 자체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자체 심사기준금리를 설정하도록 지도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심사기준금리의 수준은 1년 만기 기준으로 은행은 4.3%~4.8%, 보험사는 4.5%~4.9%, 증권사는 4.5%~4.8% 사이다.
은행의 경우 부서간·본지점간 자금이전금리(FTP), 보험사는 이율보증형 퇴직연금보험 공시이율, 증권사는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하는 채권금리를 고려해 설정됐다.
향후 시장금리가 변동할 경우에는 금융회사의 심사기준금리도 연동해 변동될 수 있다.
금감원은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심사기준금리를 초과하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해 심사할 경우 손익영향을 분석해 퇴직연금 상품 가격정책과의 연관성 등을 충분히 고려토록 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심사관련 리스크평가보고서를 3~5년간 보관토록했다.
당국은 이번 리스크강화 조치로 퇴직연금시장의 금리경쟁이 크게 줄어들고, 금리경쟁보다는 전문성 확보, 적립금운용역량 강화, 가입자교육의 질적개선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원은 또 금리경쟁이 안정되면 상품권이나 콘도이용권 제공, 광고협찬 등 특별이익을 제공하는 등 불건전한 영업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위규행위 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수시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황성관 금감원 연금팀장은 "만일 기존의 고금리 제공 관행을 지속하는 경우 서면 또는 현장점검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게 될 것"이라며 "퇴직연금시장의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퇴직연금시장에 등록된 사업자수는 은행 15개, 증권사 17개, 보험사 21개 등 모두 53개사로 적립금 규모는 16조7664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7년말 2조7000억원에서 2008년 6조6000억원, 2009년 14조원으로 증가하는 등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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