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미국이 환율을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는 국가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조치와 관련해 한국이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한미 인프라 협력 진전을 위한 실무차원의 협력 강화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23일 홍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출장 중에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고 기재부 간부들과 코로나19 대응 등 현안점검을 실시했다. 사진/뉴시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킹 압둘아지즈 국제 콘퍼런스 센터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가졌다. 두 장관의 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 만남으로 한미 인프라 협력, 외환정책, 이란 제재 등 양국간 주요 경제·금융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두 장관은 오는 4월6일 시행되는 미국 상부부의 환율 저평가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규정 시행 등 외환이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은 상대국 정부의 개입에 따른 환율 저평가로 미국 기업이 피해를 볼 땐 상계관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면담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환율 저평가 정도의 판단 기준을 미국 재무부에서 구체적·객관적으로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 정부가 외환 정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이 외환 정책을 투명하게 운용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는 한국이 상계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의약품 등 인도적 물품에 대해 이란과의 교역을 재개하는 등 우리 수출 기업이 겪는 애로를 해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므누신 장관은 이에 양국 간 실무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기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재무부, 국무부 등에 당국자를 급파해 교역 재개 방안에 대한 협의에 나선 상태다.
양국은 한미 인프라 협력 진적을 위한 실무차원의 협력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홍남기 부총리는 작년 10월 MOU 체결 후 워킹그룹 회의와 민·관 라운드테이블이 지난 3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협력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므누신 장관도 한미 인프라 협력의 진전을 환영하며 홍 부총리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출장 중에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고 기재부 간부들과 코로나19 대응 등 현안점검을 실시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및 방역상황이 엄중하니 훨씬 높은 긴장감을 갖고, 총력을 다해 코로나19에 대응할 것"이라며 "방역 지원과 관련된 기정예산과 예비비는 소요 제기 즉시, 신속 하고 충분히 지원되도록 최대한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