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기업의 체감경기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악재로 작용했고, 확산 추이에 따라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통계를 보면, 이달 전 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업황실적BSI는 65로 전월보다 10포인트 급락했다. 지난 2016년 2월(63)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하락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 업황BSI는 65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소폭 상승하다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고, 역시 2016년 2월(6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과 자동차 업종이 나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전자부품 수출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BSI가 18포인트 하락했다. 부품수급 차질로 완성차업체 생산가동이 중단되면서 자동차 업황지수도 18포인트 내렸다.
기업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전월보다 11포인트 하락해 각각 72, 58로 집계됐고, 수출기업은 13포인트 하락한 72, 내수기업은 10포인트 하락한 61을 기록했다.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1.8%)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9.9%)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수출부진(11.3%), 경쟁심화(6.0%)가 뒤를 이었다.
비제조업 업황BSI 역시 64로 전월 대비 9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15년 6월(-11포인트)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소비 등 내수부진으로 도소매업 업황SBI가 13포인트 하락했고, 게임업체 매출 감소와 계절적 요인으로 정보통신업도 10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국내외 여객과 물동량 감소로 인해 운수창고업 BSI는 24포인트 급락했다.
이에 기업과 소비자 등 민간의 경제심리를 반영하는 ESI와 순환변동치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SI는 전월보다 8.5포인트 하락한 87.2, 순환변동치는 0.9포인트 하락한 89.7를 기록했다. ESI는 BSI에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수치이고, 순환변동치는 ESI에서 계절변동 요인 등을 제거한 지표다.
1월 전산업 업황실적BSI가 전월보다 10포인트 급락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