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설상가상’ 한국발 입국제한까지…2월 폐업만 39곳

중소여행사, “지역행사 취소에 입국제한까지…직원 월급도 못줘”

입력 : 2020-02-27 오후 3:06:42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로나19로 국내 여행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발 여행객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어 그나마 예정됐던 일정도 취소되고 있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절차를 강화한 나라는 총 42곳에 달한다. 미국령 시모아섬을 포함해 21개 국가가 한국발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했으며, 산둥성, 지린성 등 중국 5개 지역과 20개 국가에서 한국인의 입국절차를 강화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그나마 있던 여행 수요도 빠지고 있다. 이미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주요여행사들의 2월 예약율은 80~90%가량 감소했으며, 입국금지 조치가 떨어진 국가의 경우 3월 예약분은 취소처리하고, 신규 여행상품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자금사정이 열악한 중소여행사들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한국여행협회 여행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들어 폐업한 여행사만 39곳에 달하며, 지난 24일 기준 휴업조치를 하고 고용노동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업자도 기준 411곳이나 된다. 업계에서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3월 폐업 업체 수가 두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어 유럽이나 동남아 예약 취소문의도 늘고 있다”며 “여행 3사는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몇몇 여행사들을 당장 올해도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에 위치한 한 여행사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존에 있던 예약도 대부분 취소되고 신규예약은 ‘0’에 가깝다”며 “주력여행지들에서 한국인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영업을 할 방법도 없고, 사실상 올해 상반기 영업은 끝났다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지역축제들도 줄줄이 취소돼 국내여행 수요마저 씨가 말랐다”며 “당장 직원들 월급도 주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 대형사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오는 4월까지 주 3일 근무제를 시행하며, 모두투어는 3월에서 4월까지 직원별 최소 1개월에서 2개월 유급휴직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랑풍선 또한 3~4월 최소 운영인원을 제외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수요가 급감하면서 여행업계 타격이 매우 심각하다”며 “현재 2월말부터 3월까지 예약은 대부분 취소된 상태로 현 추세로 확진자가 증가하면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도 늘어 4~5월에도 예약취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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