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개월 만에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가 중국 경제와 밀접해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높아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OECD는 2일(현지시간)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2.3%)에서 0.3%포인트 낮춰잡은 것이다. 다만 OECD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개월 전 전망치인 2.3%를 유지했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달 코로나19 발병 이후 국제기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첫 한국 성장률 전망 지표다.
OECD는 우리나라 성장률 하향 조정에 대해 "일본·호주 등과 같이 중국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만큼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OECD는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을 비롯해 세계 성장률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세계 성장률은 2.9%에서 2.4%로 0.5%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로 글로벌 벨류체인, 관광업, 금융시장, 경제심리 등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는 중국 내 코로나19가 1분기를 정점으로 완화되고 여타 국가로의 확산이 제한적일 때를 가정해 나온 수치다.
중국의 경우 1분기 이후 코로나가 진정되더라도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2% 감소요인이 작용하며 성장률 전망치는 5.7%에서 4.9%로 0.8%포인트 낮췄다.
미국은 중국과 경제 밀접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경제심리 위축, 공급망 차질, 대외수요 둔화 등으로 전망치는 같은 기간 2.0%에서 1.9%로 0.1% 하향 조정됐다. 유로존은 코로나19가 올해 상반기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같은 기간 1.1%에서 0.8로% 0.3%포인트나 '낮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중국 등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국가들은 공중보건 지원, 기업·노동자 단기 피해지원 등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보건·의료 분야 추가 재정지원이 중요하고 단축근무 등을 통한 고용유지, 현금이전 등을 통한 가계 지원, 중소기업 일시적 자금애로 해소 등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 "장기이자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 정책이 필수적이지만 장기간 저금리가 유지되어온 만큼 통화정책만으로는 효과 제한적이기 때문에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특히 한국·호주 등의 경우 예방적 정책금리 인하가 경제 심리 회복과 부채조달 비용 인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공공부문 투자 등 재정의 적극적 역할 확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를 캐나다·독일·일본·영국과 함께 코로나19 이전부터 확장재정을 추진한 대표적 국가로 지목했다.
OECD는 매년 6월과 11월 두 차례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3월과 9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의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