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강도 높은 물갈이에 당내 공천 반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터를 닦아온 현역 의원들과 예비후보들은 당 공관위의 전략공천으로 경선조차 못하게 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향후 공관위의 영남권 공천 정리 이후에는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공관위는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전략공천에 나서고 있다. 당내 전현직 의원들은 '험지 출마'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도권에서 여당의 강세 지역에 배치했고, 새로운보수당계와 안철수계 인사들은 통합을 이유로 전략공천을 진행했다. 해당 지역 현역 의원들과 예비후보들은 "특혜 공천"이라고 비판하며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공관위에서 경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각오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합당 소속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부당공천 반대모임'도 결성됐다. 이들은 "통합당 공관위 공천방식은 경선보다 단수공천과 우선추천이 주류를 이룬다"며 "이는 지역에서 활동한 예비후보들에게 경선 기회마저 상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공천 반대모임 예비후보 중에는 무소속 출마 및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예비후보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럴 경우 당선이 유력한 통합당 후보자가 본선에서 낙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합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선의 기회가 줄어들고 전략공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합의 명분으로 새보수당계과 안철수계 인사들에 대한 전략공천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 통합당 내 안철수계 인사인 김삼화 의원과 김영환 최고위원이 출마한 경기 고양병에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 전략공천을 반대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공천 반발도 거세지면서 무소속 출마와 당적 이동 등의 움직임도 보인다. 당내 의원 중에는 윤상현 의원이 처음으로 지난달 28일 인천 미추홀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 성남분당을 공천에서 배제된 김순례 의원은 조원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통합신당인 자유공화당에 합류했다. 김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의 납득하기 어려운 공천과 관련해 특정 계파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공천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영남권 공천까지 진행될 경우 공천에서 탈락하는 유력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영남권에서 상당한 폭의 물갈이가 예고됐고,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 대한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 이언주 의원의 부산 중·영도에 전략공천설이 대두되면서 혼전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대구·경북 지역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화상면접을 이어갔다. 대구·경북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은 공관위가 대대적인 컷오프를 예고한 만큼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고강도 압박 면접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통일당 김문수 대표와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무소속 서청원 의원 등이 3일 국회에서 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 합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