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자율주행차 시장에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에 맞춰 대중교통이나 완성차에 연결하는 등 추후 달라질 환경에 적합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해외에서는 이미 우버나 리프트, 디디추싱 등 유명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자체 연구소를 설립해 자율주행 시험에 돌입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KST모빌리티 등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임시운행 차량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9인승 승합차 카니발을 활용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진행한다는 목표다. 자율주행 레벨 4는 차량 주행 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경로를 설정하고 안전하게 운행하는 단계다.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5와는 구분되며, 지정되지 않은 구역을 제외하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 기간은 오는 3월4일부터 5년간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임시운행허가를 신청한 차량의 임시운행 번호판을 받는 즉시 도로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예상 시점은 빠르면 오는 3월 중순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차 실험은 카카오T 앱에서 택시나 대리운전을 호출하는 것처럼 향후 자율주행차량 호출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시도의 일환으로 추정된다. 24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카카오 T 플랫폼의 모빌리티 서비스에 자율주행 서비스를 바로 접목하는 그림이다. 카카오 T 플랫폼에서 자율주행 서비스 호출→탑승→이동→하차→결제를 마치는 식의 사업모델이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생활에 빠르게 접목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임시운행을 통해 자율주행 기반 서비스 상용화에 핵심이 되는 △인지 기술(도로·차량·보행자·신호등 인지) △판단 기술(차선 변경 등) △차량 제어기술(가·감속 등) △AI 기반 배차 알고리즘(차량·승객 연결) △내비게이션 기술(최적 경로 제공 등) △측위 기술(차량 위치 정확도 향상) 등을 실험한다.
카카오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쏘카와 KST모빌리티도 자율주행 기술에 관심이 많다. 쏘카는 관계사인 라이드플럭스와 협업해 자율주행 셔틀버스 시범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쏘카는 지난해 국토부를 통해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했다. 제주 공항과 제주 쏘카 스테이션 사이를 자율주행으로 왕복하는 셔틀버스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차량 종류나 구간, 서비스 형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쏘카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시범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도 현대차의 자율주행 서비스 실험과 협업해 자율차 시대에 모빌리티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구 중이다.
네이버도 IT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찾기 위해 자율주행차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네이버랩스는 서울 마곡·상암·여의도·강남 등에서 자율주행차량용 고정밀 지도를 개발 중이다.
차두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자전거나 킥보드부터 자동화·전동화되는 과정에서 자율주행은 필연적으로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의 마지막 단계일 수밖에 없다"며 "모빌리티 셰어링(공유) 관점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