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보수통합신당 창당 이후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정체돼 있다. 통합당의 전신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과 비교해 봐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 이반이 통합당 지지로 향하지 않고 있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통합당의 지지율은 보수통합 이전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조사를 통해 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의 지지율은 22%로 조사됐다. 통합당의 이같은 지지율은 직전 조사때보다 1%포인트 오른 수치이지만 신당 창당 이후 첫 여론조사 때보다는 1%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낮게는 20%, 높게는 2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통합당 지지율의 변화는 거의 없는 셈이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인사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4일 조사해 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통합당의 지지율이 29.8%를 기록하며 창당 이후 첫 지지율(32.7%)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보다 3%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올해 들어 30%초반대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 등 다른 보수정당과 통합에 나섰음에도 단순 합계 지지율 보다 낮은 수치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 정체에 대한 원인으로는 우선 중도층의 민심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17%,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중도층의 28.7%가 통합당을 지지했다. 최근 3개월동안 자유한국당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이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16%,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8%에서 33%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중도층은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통합당이 보수통합을 했음에도 여전히 '2017년 박근혜 탄핵세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구 진료 자원봉사에 대해 정치권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통합당의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망된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2.9%포인트 오른 4.6%를 기록했다. 여론조사가 실시되던 지난 2~4일에는 의료 봉사를 하던 안 대표의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국민의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통합당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안 대표의 국민의당으로 지지 의사를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통합당의 대응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통합당은 코로나19 확산에 맞춰 '정권심판론'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대구 봉쇄' 발언 등 여당 지도부와 정부 인사들의 의 잇따른 실언으로 논란을 빚자 장관직 사퇴 요구 등 총공세 모드로 전환해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책임이 큰 신천지에 대해서도 최근 "협조를 안 하면 당국의 강제조치가 불가피하다"며 경고했지만 이전까지 이를 피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권순정 여론조사 분석가는 6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문제는 중도층인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평가하는 다수조차도 통합당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며 "통합당에 대한 불신과 비호감이 고착화 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는 통합당을 지지하던 보수쪽 성향의 중도층이 국민의당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잡힌다"며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통합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연동 관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의료진 식당에서 대한적십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생하는 의료진들에게 제공하는 삼계탕과 영양식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