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중국의 유로존 채권 보유 재검토 소식에 금융시장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간밤 미 증시의 막판 매도세는 유로화 문제가 여전히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이 다소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가 전해진 뒤 오후장에서 유로화가 1.22달러 수준을 밑돌자 뉴욕 증시 역시 상승세를 접고 다시 하락 전환했습니다.
특히 간밤에는 내구재 주문 증가와 이코노미스트들의 GDP 전망 상향 소식 등이 나오면서 모처럼 증시를 끌어올리던 중이라 실망감이 더욱 컸습니다. 전날의 이같은 흐름은 내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GDP 전망치 발표 후 장 초반 다시 테스트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FT는 중국 외환관리국(SAFE) 관계자들이 최근 외국 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유로존 채권 보유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이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국채에 대한 노출을 우려했다고 하는데요.
일단 이같은 논의가 오고갔다는 것은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인해 유로존 국채 보유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커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최근 중국이 미국채 매입 물량을 늘렸다는 소식이 나온터라 시장에서는 중국의 유로존 채권 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전날 시장 반응은 과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있어 유럽이 여전히 중요한 시장인데다, 중국이 투자한 유로존 채권 규모가 상당해 이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향후 중국이 채권 비중을 조절하더라도 현재 보유물량이 아닌, 앞으로 매입할 물량을 대상으로 할 공산이 커 보입니다.
중국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또 하나의 기관인 중국투자공사(CIC)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습니다. 가오시칭 CIC 사장은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럼을 통해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있긴 해도 유럽은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 투자의 비중 축소를 논의한 적이 있지만 비중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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