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테마)족쇄풀린 '스팩'..일제히 급등

입력 : 2010-05-27 오후 12:16:46
[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강> 오늘 증시는 보합권에서 1580선을 지키며, 쉬어가는 모습입니다. 테마 가운데선 철도 관련주와 전자책 수혜주 등 일부 테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동안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이 모처럼 급등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허 기자, 오늘 스팩이 급등하고 있는데 이유있는 반등이지, 이유를 살펴볼까?
 
허> 그렇습니다. 스팩이 처음 상장됐을 당시는 이유없는 '묻지마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었지만 오늘 반등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스팩의 발목을 잡아왔던 피합병법인 지배주주의 법인세 과세이연 혜택을 박탈하기로 했던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스팩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강> 그래 맞아, 스팩의 발목을 잡아왔던게 지난 4일 입법예고된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안이었지.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합병할 때 피합병법인의 지배주주가 합병에 따른 과세이연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3년동안 단 한주도 팔 수가 없었어.
 
결국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스팩은 합병에 장애물이 생긴거지. 합병대상법인의 지배주주가 이런 제약을 감수하고 굳이 합병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돼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한국거래소와 금투협 등에선 스팩 활성화를 위해 예외를 요청했고, 이번에 이것이 받아들여졌어.
 
허> 그렇죠. 어제 개정안에 따르면 피합병법인의 지배주주는 합병 신주의 2분의 1 미만까지 팔아도 버인세 과세이연 혜택을 받을 수가 있게 된 것이고, 특히 스팩과 합병하는 피합병법인은 이마저도 제약을 받지 않아 모든 합병신주를 팔아도 과세이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죠.
 
강> 허 기자 그런데 말야, 그 과세이연 혜택이라는 말이 어려워. 결국 세금을 나중에 내도록 미뤄준다는 얘기잖아
 
허> 그렇습니다. 어떤 회사가 자산을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낸 경우 세금을 내야하는데 자금운용에 여유를 주기 위해 차익에 대한 세금납부를 일정기간 연기해주는 제도가 '과세이연'제도인데요, 이 혜택이 기업에는 대단히 큰 혜택이라고 합니다.
 
강> 세금을 깎아주는 것도 아니고 납부연기만 해주는 건데도 혜택이 크다고 하니 느낌이 잘 오지를 않는군. 여튼 이번 개정안 수정으로 인해 스팩에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다행이군
 
주가를 한번 봐야겠는데 증시에 상장된 6종목의 스팩 가운데 어제까지 미래에셋스팩1호(121950)를 제외한 5종목이 공모가를 밑돌았었거든.
 
역시 오늘도 미래에셋스팩1호가 제일 강한 모습이네. 상한가를 기록중이니.
 
허> 그렇습니다. 미래에셋스팩1호는 유일하게 공모가를 웃돌았고 지난번 스팩 열풍을 일으킬 때도 대장주 역할을 해왔던 종목이죠. 또 현대증권스팩1호(122350)도 스팩 가운데는 강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오늘 장초반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고, 지금도 10% 넘게 오르면서 공모가 6000원을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강> 허 기자, 스팩이 오늘은 그동안의 우려를 씼어내며 급등하고 있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인가가 문제잖아.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허> 스팩은 그 성격 자체가 합병에 성공해야만 펀더멘털이 변하는 구조로 합병 이전인 1년간은 주가 모멘텀이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늘 주가가 공모가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번과 같은 급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됩니다.
 
강> 참, 최근 시행령 개정안이 스팩의 발목을 잡은 여파로 피해를 본 종목도 있지. 교보KTB스팩이 원래는 오늘부터 공모주 청약을 하려고 했는데, 수요예측이 기대 이하로 나오면서 공모를 연기에 버렸어. 개정안이 조금만 빨리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
 
허> 일단 교보KTB스팩은 어제 공모 청약을 연기했지만 증권발행신고서를 새로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다시 잡을 수 있습니다.
 
강> 오늘은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으로 족쇄가 풀린 스팩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미 6종목이 증시에 상장돼 있고, 상장 신청을 한 스팩도 10종목이 있습니다. 단비가 내려 다행이지만 급등 기대보다 이성적 대응을 하시기 바랍니다.

 
 
뉴스토마토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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