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IT서비스 기업들이 VDI(가상 데스크톱 환경)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업무 공백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LG CNS·SK㈜C&C 등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자체 VDI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VDI란 컴퓨터 안에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컴퓨터에서 동작하는 또 하나의 업무환경을 만드는 기술이다. 직원이 업무용 노트북PC로 VDI에 접속하면 또 하나의 컴퓨터가 열리는 셈이다. 직원들은 메일부터 문서 작성까지 모든 업무를 VDI에서 해결한다. 직원들의 노트북PC는 사실상 껍데기 역할을 할 뿐이다. 때문에 회사가 아닌 외부 어디에서든 인터넷만 연결된 곳이라면 VDI에 접속해 업무를 볼 수 있다. 각 직군별 맞춤 컴퓨팅 환경도 제공한다. 예를 들면 개발자나 디자이너는 고사양 환경에서, 사무직에는 일반적인 PC 환경에서 VDI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LG CNS의 부산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LG CNS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각 업무 프로젝트별로 재량껏 재택 및 원격근무를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VDI가 구축되지 않은 고객사의 업무 시스템에 접속하려면 어쩔 수 없이 고객사와 관련된 특정 장소에서 업무를 봐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VDI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VDI에서 처리되는 업무 관련 문서나 데이터들은 각사의 데이터센터에 구축된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관리된다.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자사 업무 시스템을 적용할 뿐만 아니라 그룹 계열사 및 대외 고객들에게도 VDI를 제공한다. LG CNS의 VDI 서비스는 국내·외 27개 기업들이 사용 중이며 사용자 수는 약 14만명이다. LG CNS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및 원격근무가 늘면서 외부에서 VDI로 접속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외부 접속 경로도 넓혀 많은 인원이 외부에서 한 번에 접속해도 무리없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삼성SDS의 기업형 메신저 '넥스오피스 메신저'는 전세계 삼성 임직원들이 사용 중이다. 넥스오피스 메신저는 VDI뿐만 아니라 일반 PC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다자간 영상회의, 화면 공유 등의 기능을 갖췄으며 대화 암호화, 비밀대화 등의 보안 기능을 갖춰 원격근무 환경에 최적화됐다.
SK㈜C&C는 SK 주요 계열사들에게 VDI 시스템을 공급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일부 SK 계열사들의 CIO(최고정보책임자)들은 외부에서도 내부와 다름없이 업무를 보며 VDI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SK㈜C&C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각 프로젝트의 상황별로 유연하게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며 "사내 업무는 이미 VDI가 갖춰져 있고 고객사의 시스템도 가능하다면 원격으로 시행하며 직원들의 건강관리에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