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의석수에도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율 상승으로 분위기를 탄 국민의당이 미래한국당으로 향할 지지층을 붙잡으면서 비례대표 의석수 일부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 상승세가 눈에 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4.7%로 나타났다. 특히 중도층 중심으로 지지율 상승이 이뤄졌다. 중도층은 2.6%에서 7.1%로 지난주보다 4.5%포인트 올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당의 지지율 상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서 안철수 대표가 대구에 상주하며 의료봉사를 한 영향으로 보인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안 대표의 봉사활동에 대해) 긍정 평가해주고 실제 체감도 된다"며 "바닥정서의 민심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지지율의 상승세는 이번 총선의 또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 정당으로서 국민의당과 경쟁하는 미래한국당 의석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권순정 여론조사 분석가는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중도층은 사실상 보수 성향을 가진, 즉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분들의 경우에는 진영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총선 정국에서 국민의당이 없었다면 비례정당 투표에서 다른 정당들보다도 미래한국당 투표로 갈 가능성이 높다.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정당 투표가 서로 연동돼 있다고 봐야 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총선과는 다른 양상이다. 당시 총선에서는 진보·중도 진영의 지지를 얻은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표 일부를 잠식하면서 지역구 선거에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후보가 신승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반대로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의석수를 놓고 미래한국당과 '표심 잡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 심판을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미래한국당은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지지층이 실제 투표에서 국민의당 지지로 이어질 것이냐가 관건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지난 4일부터 오는 13일까지 10일간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11일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추천관리위원회 구성한다. 미래한국당는 16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