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마스크 판매 빙자 사기 사건이 1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사기 사건이 가장 많았다.
1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검찰에서 관리하는 사건은 지난 9일보다 10건 늘어난 총 20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은 24건, 경찰에 수사를 지휘하는 사건은 172건이다. 또 9건은 기소(구속기소 3건), 3건은 불기소 처분됐다.
구체적으로 마스크 대금을 편취하는 사기 등 혐의 사건이 96건으로 9일보다 3건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스크 판매 빙자 사기 사건을 유형별로 보면 9일 기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인터넷 사이트 이용 판매 빙자 사기 사건이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품의 성능·품질을 기망한 판매 사기 사건이 5건, 제조업체 사칭 판매 빙자 사기 사건이 4건 등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인터넷 사이트 이용 판매 빙자 사기는 마스크 판매 광고를 게시한 후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에게 돈만 입금받고 연락을 끊는 사기 유형이다. 이러한 유형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특징이 있고, 주로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발생하지만, 맘카페, 동호회 게시판, SNS 등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제품의 성능·품질을 기망한 사기 사건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KF94, KF80 등 정부 인증을 받은 마스크인 것처럼 인증마크 등을 위조하고, 허위 광고로 마스크를 판매한 사례, 폐기 명령을 받은 마스크를 정상 제품인 것처럼 판매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특히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서는 약사법 위반죄 등이 함께 적용될 수 있다.
또 제조업체 사칭 판매 빙자 사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제조업체인 것처럼 행세하거나 제조업체 관계자를 사칭하면서 유통업자, 소매업자 또는 대량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대량의 마스크를 판매할 것처럼 속여 대금을 편취하는 사기 유형이다.
제조업체의 대표 전화번호를 사기범의 인터넷 전화로 몰래 착신 전환한 후 구매를 위해 해당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온 소매업자 등을 속여 마스크 대금을 편취하거나 제조업체의 홈페이지를 해킹해 제조업체 이메일 주소를 사기범의 이메일 주소로 몰래 변경해 해당 이메일로 메일을 보내온 소매업자 등을 속여 마스크 대금을 편취하는 등의 사례가 적발됐다. 제조업체를 사칭하는 경우에는 피해 금액이 수억원, 최고 12억원에 이르는 등 피해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 직거래 시 더 신중을 기하고, 제조업체와의 고액 거래 시 제조업체를 방문하는 등 판매처 검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소비자 포털 등 관련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참고해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 5부제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약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스크 사재기와 미인증 마스크 판매 등 사건은 9일까지 함께 집계했지만, 이날부터 별도로 집계한다. 이날 기준 이들 사건은 총 52건으로 전날보다 2건 증가했다.
이중 마스크 등 보건용품을 사재기하는 물가안정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은 34건으로 집계됐다. 미인증 마스크 등을 판매하거나 마스크 등을 밀수출하는 약사법, 관세법 위반 등 사건은 18건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마스크 등 보건용품 유통교란사범 전담수사팀(팀장 전준철 반부패수사2부장)은 지난 6일 마스크 제조·유통업체 10여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후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업무방해 등 혐의 사건은 35건, 확진환자 또는 의심자 등의 자료를 유출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사건은 16건으로 전날보다 각각 2건이 늘었다. 확진환자 접촉 사실을 허위로 신고하거나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로 진술하고, 격리를 거부하는 위계공무집행방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은 9건으로 전날보다 1건이 증가했다.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