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기업마다 사내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마스크 지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대기업 대부분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정량의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마스크 착용만 강제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글로벌 제약 회사인 머크는 최근 전 직원들에게 마스크 30장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특히 여기엔 회사 직원 뿐 아니라 가족까지 마스크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머크는 공문을 통해 “그동안 마스크 조달을 위해 노력한 결과 충분한 양의 마스크를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직원과 가족들을 위해 마스크 30장을 배포하고자 하며, 모든 지점에 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매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머크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 외에도 이미 많은 국내 대기업들은 소속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주 직원들에게 마스크 5장을 지급했고, NH농협은 매일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민 업무가 많은 은행권의 경우 마스크를 매일 한 장씩은 못 주더라도 주 단위로 마스크를 주고 있다”면서 “금융권뿐만 아니라 웬만한 대기업들도 수십장은 아니더라도 최소 몇 장의 마스크는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 직원들의 경우 마스크 지원 혜택을 받고 있는 경우가 드문 실정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만큼 마스크를 확보할 수 있는 인력과 재원이 부족할 뿐더러 마스크 지원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이다.
직원 50명 규모의 한 중소 무역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사무실 출입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마스크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다”면서 “회사에서 몇 장이라도 마스크를 지원해주면 좋을텐데 대기업 다니는 주변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부러운 게 많다”고 하소연 했다.
중소기업 마스크 지원도 결국 정부 정책을 통한 방식이 적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중소기업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부분을 정부가 채워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마스크를 써야만 가동할 수 있는 식품이나 제약 업종의 경우 마스크 공급을 특별히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다”면서 “정부에서 마스크 5부제 등을 통해 공급을 제한하고 있지만 업종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12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