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부 로고가 박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고센터가 개소됐다. 언뜻 보면 정부가 운영하는 신고센터같지만 이는 정부 로고를 도용해 만든 가짜 페이지였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서울대 의대 졸업생 의견'이란 제목의 글이 퍼졌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아스피린·항생제·진해거담제 등을 상비약으로 준비하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받을 수 있는 약이다. 나머지 약들도 감염병 대응과 관련이 없다는 의사들의 의견이 나와 이는 근거없는 글로 판명됐다.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가 온라인에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온라인 유통 콘텐츠의 심의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1월말부터 이달 12일 통신심의소위원회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123건의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를 적발하고 관련 기업들에게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123건의 허위조작정보 중 네이버·카카오(다음) 등 포털 사이트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재된 것이 94건, 페이스북과 구글 등 해외 사업자의 서비스에 게재된 것이 29건으로 나타났다. 방심위는 94건에 대해 각 포털 사업자들에게는 삭제할 것을, 29건에 대해서는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국내 ISP(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접속을 차단할 것을 각각 요구했다.
이러한 허위조작정보는 지난 2015년 발생했던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2002년 발병한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사스) 때보다 늘어난 규모다. 방심위 관계자는 16일 "과거 메르스·사스에 비하면 증상과 마스크 관련 내용 등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가 크게 증가한 편"이라며 "모니터 요원을 늘리며 허위조작정보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인터넷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한국방역협회 봉사단원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일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가 과거 감염병이 발생한 시기보다 많은 것은 유튜브와 모바일 메신저 등 SNS를 중심으로 한 매체의 발달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돼 정보 생산·소비 환경이 개선된 것이 허위조작정보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했다"며 "경제적 이익이나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인 정보를 생산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용자들이 허위조작정보를 사실과 구분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보도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SNS를 통해 자극적이거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정보를 봤다면 기성 언론에는 어떻게 보도되는지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성 언론에는 게이트키핑(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검증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작동돼 말이 안되는 경우를 기사화하는 것은 드물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