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에서 많은 지원 정책이 나와도 작은 기업은 담보나 신용이 안 좋으면 은행에서 잘리기 때문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조기 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중소기업 대책 간담회’에 참석한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같이 말하며 현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처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간담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심각한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관련 대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협동조합과 중소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박 이사장의 말처럼, 중기부는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자금 지원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장에선 정부 지원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역신용보증재단의 경우 신청자가 몰리며 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누적 신청 건수는 10만건에 달하지만, 하루에 처리 가능한 건수가 2500건에 그쳐 실질적인 지원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중기부는 위탁보증제도를 도입, 이번주부터는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이 신용보증재단을 가지 않아도 시중은행에서 위탁 보증 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박영선 장관은 “위탁 보증 업무 처리 건수가 7000건까지 늘어나 보름 이후에는 자금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한 나라가 100개국을 넘어서며 수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다시 제기됐다. 노상철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선적 절차가 지연되면 바이어 측에서 우리 책임으로 몰아 위약금까지 물어야 한다”면서 “향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 글로벌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필요한 식품·제약 업종에 대한 마스크 우선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에서 마스크를 총괄적으로 묶어 관리하다 보니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박병섭 한국면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식품 산업 업종에서는 위생 청결상 마스크가 필수”라면서 “2시간 동안 서서 기다려도 살 수 있는 마스크는 두 장이고, 그렇다고 공장까지 가서 살 수도 없다”며 중기중앙회가 실태 조사를 해 일괄구매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영선 장관은 “우리가 풀 수 있는 대책은 다 풀었는데 현장에서 잘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해 볼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산업계 대재편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 따른 준비도 중기부가 하고 있다”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6일 중기중앙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