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0%대 기준금리…한은, 0.5%p '전격인하'

연준 1.0%p 인하에 한은도 동참…세번째 '임시금통위'

입력 : 2020-03-16 오후 5:15:42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0%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한 것이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25%로 1.00%포인트 기습적으로 인하하자 한은도 인하대열에 동참한 셈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인하해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기준금리 0%대 시대를 열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낮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2월 내린이후 111개월만에 처음이다.
 
한은이 이날 임시 금통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데는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15(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이 1718 예정됐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을 이틀 앞두고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기 때문이다. 인하폭도 기존 1.00~1.25%에서 0.00~0.25%1%포인트나 '빅 컷'했다. 연준은 지난 3(현지시간)에도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춘바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고,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타개를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국내외 정책공조를 이어가게 됐다. 먼저 국내에서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30조 이상의 재정확장 정책을 펼친 만큼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함 셈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정·통화 당국의 '쌍끌이 부양책'이 필요해서다. 실제 금통위는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공조체제에도 한은은 가담하게 됐다. 코로나19 여파에 캐나다 중앙은행(BOC)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각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낮췄으며, 호주 중앙은행도 0.25%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치인 0.5%로 떨어졌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한국이 0.5%포인트 인하하는것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고, 미국과 글로벌 성장률도 전체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완화적인 정책 효과를 주기위해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9·11 테러' 직후인 20019(0.5%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10(0.75%포인트 인하) 내린 바 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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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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