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전 대표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8월27일 영국 런던에 있는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향 유럽공연 기념 연회 일정이 끝난 후 공연기획팀 직원 A씨의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찔러 밀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와 목격자 B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박 전 대표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와 B씨 모두 이 법정에서 동일한 위치를 지목하면서 그 당시 피고인의 행위를 따라 하면서 진술했고,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도 이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B씨의 재직 당시 직위와 상황, 피고인과의 관계, 이해관계, 이 법정에 나오게 된 과정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B씨가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서울시향의 직원들과 친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을 무고하기 위해 허위의 진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B씨의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고 부연했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가 지난해 11월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원 폭행'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2심은 1심판결을 뒤집고 박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에게 화를 내면서 지적한 사실은 있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손가락으로 찌른 사실은 없다고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이 사건 이후 피해자가 보인 태도, 피해자와 B씨의 각 진술 변화와 피해자가 진단서를 제출한 경위 등 기록에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란 확신을 가질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귀국 후 2014년 9월19일 의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았는데, 이 진단서에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폭행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다"며 "이후 피해자는 서울시향의 다른 직원들과 함께 '서울시향 대표이사인 피고인의 인권유린 행위 및 인격적 자질 부족에 관하여'란 제목의 10월8일자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는데, 피해자는 당시 이 탄원서에 공소사실에 기재된 폭행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B씨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방법, 그 정도, 부위, 찌른 횟수 등 폭행의 주요 부분에 관해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하고 있고, 나아가 이에 관한 B씨의 원심에서의 최종 진술은 피해자가 그동안 해온 피해 진술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서포터즈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과정에 폭행이 있었고, 피고인은 다시 만찬장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했다"며 "반면 피해자는 행사를 모두 마치고 피고인이 자신의 방으로 가는 길에 폭행이 있었고, 피고인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갔다고 진술해 폭행 후의 상황에 관해서도 그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