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금융상품 금리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빅컷(big cut·큰 폭의 금리 인하)을 단행하면서 증권사들도 일제히 수신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증권사 단기금융 상품 중 연 1%대 금리는 자취를 감췄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날부터 CMA 등 단기금융상품의 금리를 현행보다 0.50%포인트 인하해 적용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내리면서 고객 자금을 단기 채권 등에 투자하는 CMA금리도 조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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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006800)는 이날부터 개인 CMA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기존 0.85%에서 0.35%로 0.50%포인트 인하한다. 일반 RP의 경우 수시입출금형은 0.85%에서 0.35%로, 약정형은 1.40%에서 0.90%(365일물 기준)로 낮췄다. 외화예탁금 이자지급(RP) 금리는 0.65%에서 0.15%로 하락했다. RP상품 대부분이 0%대로 추락한 셈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RP상품 중 1%대 금리를 지급하는 것은 지난해 출시한 ‘군인연금 안심통장 및 CMA RP’가 유일하다. 현재 군인연금 안심통장 예탁금이용료율과 군인연금 안심통장 CMA 우대수익률은 연 1.10%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초단기공사채형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형 CMA와 RP형 CMA 금리를 현재의 0.95%에서 0.45%로 조정하기로 했다. 일반 RP매각금리 가운데 수시형은 0.55%로, 약정형(31일 이상)은 0.65%로 하락했으며 머니마켓랩(MMW)형 CMA는 1.29%에서 0.79%로 변경됐다.
이에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일 '퍼스트 발행어음' 수익률도 하향 조정했다. 특히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화 발행어음 수익률은 0.50%포인트 떨어졌으며 원화 발행어음 기간형 상품의 경우 181~364일은 0.15%포인트, 365일물은 0.20%포인트 하락했다.
이달 초 'NH QV 발행어음' 수익률을 기간에 따라 0.25~0.50%포인트씩 내린
NH투자증권(005940)은 이날부터 원화 RP 상품과 QV CMA MMW 이자율도 변경한다. 이에 따라 △QV CMA MMW △QV 농사랑 CMA MMW △MMW 2호 적용이율(개인기준)은 연 1.25%에서 연 0.75%로 바뀌며 일반 RP상품 금리는0.50%포인트씩 하향 조정된다. MMF 익일 매수 대기자금 RP금리는 기존 1.05%에서 0.55%로 축소되고, 고객 자산별로 나눠졌던 RP형 CMA 금리 역시 0.50%포인트씩 내린다.
이밖에
삼성증권(016360)의 RP형 CMA는 0.90%에서 0.40%로 조정되며 개인약정식 RP는 기간별로 0.50%포인트씩 감소한 0.35~0.65%가 적용된다. KB증권의 발행어음형 CMA 수익률은 0.80%(개인 기준), RP형과 MMW형은 각각 연 0.50%, 연 0.74%다.
한편 증권사의 수신금리 인하로 금리 매력은 현저히 떨어져 개별 증권사의 마케팅과 운용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 등 신생 증권사가 특판 금리 이벤트를 벌여 고객을 유인할지도 관심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통상 CMA는 기준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리면 따라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금리 인하 등)글로벌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쉽게 특판 이벤트를 말하긴 어렵지만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면 신규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