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이용자, 박사방으로 달라붙어...자랑스럽다"

경찰 "n번방 뜸할 때 '박사방' 열어...조씨 자랑스러워 하고 있어"

입력 : 2020-03-24 오전 2: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미성년자를 포함해 수십명의 여성을 상대로 무차별적 성착취동영상물을 찍어 팔아 온 일명 '텔레그램방 조 박사"가 자신의 범행을 자랑스러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 주범 조모씨를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 관계자는 23일 "텔레그램 성착취 범행 시초는 'n번방'이 맞지만 '박사방'이 더욱 획기적, 엽기적, 차별화 된 범행으로 (관련자들 사이에서는)더 유명해졌다"면서 "지난해 여름쯤 'n번방'이 업데이트가 안 되던 상황에서 조씨가 범행을 시작하면서 모든 이용자들이 다 '박사방'으로 달라붙었다. 조씨 본인도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찰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조씨는 '박사방' 범행 이전에 사기와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다가 텔레그램 'n번방'을 접한 뒤 본격적인 성착취동영상물을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성착취 동영상물을 처음 제작한 것은 2018년으로, 여성을 협박해 찍은 영상물을 텔레그램방에 본격적으로 뿌리지는 않았지만 범죄는 그 때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19년 9월쯤 조씨가 자신의 기존 텔레그램 계정 ‘박사장’을 ‘박사’로 변경하면서 조씨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이 '박사방' 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범죄경력으로는 처음 시작했던 사기 수법을 '박사방'을 운영하면서도 사용했다. 텔레그램 유료 대화방 입장료만 받고 입장을 시켜주지 않거나 총기나 마약 판매 등을 미끼로 금원을 편취하기도 하는 등 다수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도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로 조씨가 '박사방'을 열었을 때 쯤 수사에 착수해 약 6개월간 수십 차례의 압수수색과 CCTV 분석, 국제공조 수사, 가상화폐 추적 등을 거쳐 지난 16일 조씨를 포함한 공범 14명을 검거한 뒤 5명을 구속했다. 조씨 역시 지난 19일 구속됐다. 경찰은 조씨 주거지에서 현금 약 1억3000만원의 범죄수익금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사방'의 원조격인 'n번방' 공범과 회원가운데 상당수를 검거됐으며, 현재 경북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서 'n번방' 운영자인 일명 '갓갓'을 추적 중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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