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거나 감염자를 돌보는 경우가 아니라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유럽 국가들은 자국민에게 마스크 사용을 권하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일반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코로나19 방역에 효과가 있다는 구체적 증거는 없다"며 "오히려 잘못 착용하는 경우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그동안 마스크가 일반인보다 일선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보건인력들에게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각국에서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장비들이 부족한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라이언 사무차장도 "마스크 착용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지 않기 위해 사용할 때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에서 마스크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다면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WHO의 권고에도 최근 유럽 국가들은 자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적극적인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오스크리아 정부는 마트에서의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하고 점차 다른 공공장소들로 적용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동안 의료진을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던 독일 보건당국도 "마스크 사용이 출구로 고려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런던 잉글랜드 은행 앞을 지나는 유럽 시민들 중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자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