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제유가 급락이 계속되고 있다. 연이틀 장중 20달러선이 무너졌고,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는 국제 유가시장 안전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2달러 하락한 배럴당 2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전날에 이어 장중 한때 20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며 19.2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2년 2월 이후 최저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2.76달러, 싱가포르 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23.24달러에 거래됐다. 각각 전 거래일보다 2.17달러, 1.80달러씩 떨어졌다. 이 역시 2002년 11월,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국제 원유시장에 악재가 겹치면서 가격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급감한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감산 합의가 불발됐다. 기존 감산 합의가 끝나는 4월부터 본격적인 증산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원유 재고가 2분기까지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또 당장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에 나서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국제유가 10달러 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국제 원유시장에 대한 안정방안을 협의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간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미 백악관은 "두 정상이 국제 원유시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이 에너지부 채널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연이틀 장중 20달러선이 무너졌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