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벤처와 다르다…네이버·카카오 이끄는 'CIC'

분사 가능한 수준의 역량 갖춘 조직…빠른 의사결정으로 서비스에 집중 효과

입력 : 2020-04-02 오후 2:53:47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사내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인 CIC가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를 이끄는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CIC는 Company-In-Company의 약자로 사내독립기업을 말한다. 문자 그대로 기업 내부에 소규모 회사 형태로 존재한다. 회사인 만큼 각 CIC에도 대표가 있다. 계층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자신이 맡은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CIC 제도는 일반적인 IT 대기업에서 팀 단위로 운영하는 사내벤처와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사내에서 운영되던 서비스가 분사까지 가능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면 해당 조직을 CIC로 운영한다. 비록 회사 내부이지만 대표를 둔 별도 조직으로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보장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위)과 판교테크노밸리의 카카오 오피스. 사진/뉴시스
 
네이버는 △포레스트(쇼핑) △그룹&(네이버밴드·카페) △아폴로(블로그·포스트·지식인) △글레이스(지역 장소 검색) △서치앤클로바(인공지능 엔진 개발) △V(동영상 기술 개발) 등의 CIC를 운영 중이다. CIC들은 네이버라는 큰 플랫폼에서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CIC들은 각자 별도의 독립성을 갖춰 네이버 안에 있지만 별도의 회사처럼 제도가 완벽하게 다르다"며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제도를 갖추고 사업에 집중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5년 웹툰사업부문을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로 전환했다. 이후 2년 만에 네이버웹툰주식회사로 분사한 바 있다.
 
카카오는 앞서 다음웹툰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CIC에 이어 분사까지 성공했다. 다음웹툰은 분사 후 현재는 콘텐츠 전문 자회사 카카오페이지의 CIC로 사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에 집중하는 다음웹툰과 웹툰·웹소설·VOD(주문형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다루는 노블코믹스컴퍼니를 별도의 CIC로 운영 중이다. 두 CIC 모두 강력한 IP(지적재산권)에 집중하며 2차 콘텐츠를 만드는 큰 사업적 방향성은 같지만 집중하는 분야는 다른 형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의 AI랩 CIC에서 지난해 12월 분사했다. AI와 검색 등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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