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이란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에 대해 검찰이 구속 기간을 연장해 수사한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TF는 조주빈의 구속 기간 연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송치된 조주빈의 1차 구속 기간 만료일은 이달 3일이다. 구속 기간이 연장되면 검찰은 최장 오는 13일까지 조주빈을 조사한 후 재판에 넘긴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20분쯤부터 조주빈에 대한 6차 피의자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조사에는 개인 사정으로 변호인은 참여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일에 이어 조주빈을 상대로 텔레그램 그룹방·채널방별 운영 내용, 관여한 사람들의 역할 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조주빈과 공범들의 공모관계 또는 관여자를 공범으로 볼 수 있을지 등을 판단할 방침이다. 이날은 조주빈의 공범이나 다른 피의자는 소환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1일 조주빈과 함께 공범으로는 처음으로 강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사회복무요원인 강씨는 조주빈과 여아 살해 등을 모의하고, 성 착취 영상물 제작·유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성범죄 관련 혐의를 우선 조사한 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구속 기간 내 수사한 내용을 기소한 후 그 외에는 추가로 기소할 계획이다. 또 조주빈의 혐의에 대해 범죄 단체가 성립하는지, 가상화폐 등에 대한 몰수·추징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에서 송치된 조주빈의 혐의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유사성행위,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강요 △강요미수 △협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살인음모 △사기 등 총 12개에 달하며, 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 약 1만2000쪽 분량에 이른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주요 공범이나 그룹방 회원 수사, 디지털 포렌식 등 전반적인 수사에 대해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며 "경찰과의 수사 공조는 매우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일 조주빈의 또 다른 공범 최모씨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씨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하면서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최씨의 다른 개인정보 불법 조회·제공 행위와 공범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씨에 대한 영장심사는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오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