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4·15 총선이 1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 지역 판세가 혼전 양상이다. 당초 미래통합당이 다소 우세를 점하는 듯 했지만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여야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부산 지역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1일과 4월1일 부산 진갑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3%포인트)를 한 결과 이 지역 현역인 김영춘 민주당 후보가 38.9%, 서병수 통합당 후보가 35.9%로 집계됏다. 지지율 차이가 3%포인트 접전 상태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3%포인트)에서도 김 후보가 32.9%, 서 후보가 41.1%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교차로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 남을 여론조사에서도 최근 세 차례 여론조사 결과 현역인 박재호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이 지역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박재호 후보 지지율이 51.2%로 통합당 이언주 후보(37.2%)를 크게 앞섰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에서도 박 후보가 51.4%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12.2%포인트 뒤진 39.2%를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부산일보 의뢰)에서는 박 후보가 45.4%, 이 후보가 44.0%로 접전이었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나머지 4곳의 여론조사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부산 사하갑에서는 현역인 최인호 민주당 후보(42.4%)와 김척수 통합당 후보(43.8%)와 박빙이고 해운대을에서도 현역인 윤준호 민주당 후보가 39.3%, 김미애 통합당 후보가 41.8%로 접전이었다. 북강서갑도 현역인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48.3%로 통합당 박민식 후보(41.3%)와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연제에서도 역시 현역인 김해영 민주당 후보(36.6%)와 이주환 통합당 후보(45.1%)와 오차범위 이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초 올해초까지만 하더라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경제 악화 등으로 인해 부산 민심은 정부심판으로 기우는 듯 보였다. 실제 한국갤럽 1월5주차 여론조사 결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긍정평가 26%, 부정평가 64%였다. 같은 기간 민주당의 이 지역 지지율은 27%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표심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긍정 평가를 받으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고 이에 영향을 받아 민주당 후보들도 선전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한국갤럽의 4월1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56%까지 올랐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지지율도 50%까지 상승했다. 민주당의 지지율도 37%까지 올랐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한달 전만 해도 통합당이 부산에서 거의 완승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민주당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여당이 경쟁력을 회복해 가고 있다"며 "현 정부가 코로나 위기를 코로나 한류로 만들어버리면서 민주당 후보들이 살아났고 통합당 후보들이 예상 밖 고전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합당의 공천 파동과 최근 황교안 대표의 실언 등이 부산 민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판세가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소장은 "결국은 통합당에서 패착 요인이 많았다"며 "공천 막바지에 친황(친황교안) 중심으로 황 대표가 자기 사람을 꽂으면서 4년전 실수를 다시 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황 대표의 실언으로 인한 중앙에서의 여론이 아주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전체적인 이슈 전략에서 밀리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아직까지 정부의 경제실정으로 인한 정권심판 분위기가 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지역구도상 부산의 보수세가 여전하다는 점도 여당의 선전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코로나 위기가 여권에 지금 전화위복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부산은 결이 다르다"며 "코로나 정국의 장기화로 민생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부산 유권자들은) 현 정부를 이끌고 있는 세력에게 큰 책임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2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교차로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