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시장이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 급락으로 공모시장이 위축되면서 IPO철회가 잇따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대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거나 심사승인이 난 기업은 모두 20곳으로 집계됐다. 상장 첫 단계인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은 지난 3월6일 에이프로를 끝으로 잠잠하다 지난달 중순 이후 6곳이 줄줄이 등장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을 적절하게 평가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지만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가 집행을 앞두고 있는데다 코로나19 공포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무기한 상장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소재 기술기업 셀레믹스와 IBKS스팩13·14호, 2차전지 장비 제조사 티에스아이,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 전개사 더네이쳐홀딩스 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달 12일 이후 코스닥 입성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넥스트사이언스 자회사인 단디바이오와 화장품 제조업체 이노진이 지난달 27일 신규상장을 신청한 상태다. 거래소 규정상 상장 예심 심사 기간이 45거래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반기 중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모를 철회했던 기업의 귀환도 눈에 띈다. 건축구조 솔루션 전문기업 센코어테크는 오는 13일부터 양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9만500주,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2400∼1만6500원으로 센코어테크는 이달 20일~21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센코어테크는 지난 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IPO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IPO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한편 공모시장 투심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변동성이 남아있는데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 또한 상장 직후 증시가 급락해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진영 IR큐더스 수석은 "올해 1분기 신규상장기업은 8개로 작년 1분기 대비 33%(4개사)가 감소했다"며 "코로나19 한파로 공모 철회·연기가 속출했고, 투자심리 또한 회복세가 뚜렷하던 연초 분위기와 달리 급격한 위축되면서 2분기도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최근 증시가 반등하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 심사 신청 기업들 역시 상장 심사를 신청하고 공모절차를 밟아 상장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3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스팩 제외)신청을 한 기업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