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기독교의 최대 절기인 부활절을 맞아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들이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12일 오전 11시 현장 부활주일예배를 진행했다.
교회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에는 성북구가 지난달 6일 건 '집회 금지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었지만, 바로 아래에서는 교인들이 예배 진행이 옳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피켓 문구에는 '예배랑 집회가 구별 안되나요? 주일 예배입니다', '예배방해죄', '누구라도 양심의 자유에 따라 마음껏 예배 드릴 수 있다'는 문구가 써있었다. 서울시와 성북구 인력 등 100여명이 현장에서 집회 금지를 안내했지만, 신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예배당으로 향했다. 한 신도는 현장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경찰에게 삿대질을 하며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12일 오전 사랑제일교회로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 집회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가운데, 신도들이 예배 강행을 지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예배당 내부에서 거리두기를 하느라 내부 공간이 모자라자, 주변 골목에는 플라스틱 의자가 놓여졌고, 스크린에 예배 영상이 나왔다. 예배당 내부는 600여명, 외부 600여명 등 1200명이 참석했다고 서울시는 파악했다.
교인이 아닌 주민들 중에는 예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민 A씨(80)는 "저 역시 신도 3000명이나 되는 다른 교회를 다니지만, 그 교회는 현장 예배를 하지 않고 있다"며 "감염 위험성도 있는데 법을 지키고 살아야지. 누구는 지키고, 누구는 안 지키는 이 나라가 요즘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인근에는 "시민의 안전과 안전이 달려있다! 집회금지 행정명령 철저히 준수하라!"라는 문구가 써있는 재개발 조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한 골목에 집회 금지 준수를 촉구하는 재개발 조합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신도간 거리 유지 등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지난달 23일 집회금지명령을 받았으나 같은 달 29일에도 예배를 강행해 성직자 및 참석자들이 서울시로부터 고발된 상태다. 이날에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예배당 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교회 측 거부에 막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채증 영상 등을 살펴보고 다음주 중반 이후에 고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명 늘어난 602명으로 600명을 넘어섰다. 해외 접촉 부문, 다른 시도 확진자 접촉 부문에서 각 2명 늘어난 가운데 구로구 만민중앙교회 부문에서도 1명 늘어났다. 부활절 현장 예배를 강행한 교회는 서울에서 2000곳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