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CNN·타임 등 미국 언론들이 한국의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으로 한국이 총선 과정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면 미국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도 투표를 강행할 것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며 한국의 선거에 주목했다.
방역 관계자가 투표소 설치에 앞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타임은 한국은 투표소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간격을 1m 간격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체온검사를 받은 후, 손을 소독, 비닐장갑까지 끼고 나서야 투표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타임은 “전문가들은 선거를 밀고 나간 것이 한국에는 올바른 방향이었다고 말한다”며 “미국 역시 11월3일 미국 대선에서 유사한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인용해 유권자 26.7%인 1100만여명이 사전투표에 참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CNN은 한국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참여에 따라 선거 당일 인파가 상당 부분 분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선거를 연기했다. 미국에서는 15개 이상의 주의 선거가 연기됐으며, 영국 지방선거도 1년 연기됐다. 에티오피아와 프랑스, 스리랑카, 뉴질랜드 등 최소 47개국이 코로나19 사태로 선거를 미뤘다.
CNN은 “미국과 뉴질랜드 등이 여전히 예정된 선거의 진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약 2만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가디언도 투표 방식에 집중했다. 가디언은 “한국은 3500여개의 투표소를 소독 후 개방, 모든 유권자에 손 소독제와 일회용 장갑을 배포했다”며 “체온이 기준치보다 높은 이들을 위한 특별 투표소도 마련됐다”고 전했다.
다만 CNN은 한국의 선거 강행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해칠 수 있다고도 했다.
CNN은 이스트앵글리아대의 토비 제임스 정치학 교수를 인용해 “‘선거 연기’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위로 인식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선거 강행이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며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광범위한 주제에 관한 토론의 장이 돼야 하지만 지금의 토론의 주제는 단 하나, 코로나19 뿐이다”고 지적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