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n번방 사건 방지법'과 종부세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20대 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대 국회의 임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임기 만료시 자동 폐기 될 위기에 처한 법안들은 산적하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국회의 임기 만료는 5월29일이지만, 법안 개정을 할 수 있는 20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의 회기는 개회일인 20일부터 최장 30일(5월19일까지)이다.
여야는 임기가 끝나기 전 최대한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견이 다른 사안이 많아 20대 국회에서 얼마나 많은 법안이 처리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4월 임시 국회의 주요 안건인 긴급 재난 지원금 추가 경정 예산안(추경) 논의가 우선시되며 다른 법안들의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모습. 사진/ 뉴시스
가장 관심을 받는 법안은 'n번방 사건 방지법'이다. 전 국민이 공분했던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의 재발을 막고 가해자를 엄격하게 처벌하자는 취지로 만든 법안으로, 총선 전부터 여야 모두 적극적 입법 활동에 나섰다.
민주당은 백혜련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디지털성범죄근절대책단'을 구성, 지난달 20일 '텔레그램 n번방 재발 금지 3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통합당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이 법안은 10만명 이상 동의한 '국회 1호 입법 청원'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으나,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총선 때 논란이 됐던 종합 부동산세 관련 법안도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5월 말 개원하는 21대 국회로 이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4월 임시 국회에서 종합 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통합당의 '종부세 완화' 기조는 확고한 입장이다.
4월 국회가 코로나19 법안과 예산 통과를 위해 열리는 만큼 종부세법 심의를 위해 여러 차례 심사 일정을 잡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올해 과세분부터 강화한 종부세를 적용하려던 정부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정부·여당은 21대 국회에서 법안을 다시 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공직자 이해 충돌 방지 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서비스경제발전법,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은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 중인 법안은 1만5884건에 달한다. 이들 법안은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29일까지 처리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