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타격에 제약업계 상반기 채용 '주춤'

상반기 채용 일정 보류 또는 연기…하반기 채용 전환 움직임도

입력 : 2020-04-22 오후 3:21:4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상반기 제약업계 채용에도 제동이 걸렸다.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받은 분야답게 최근 수년간 고용지표 역시 양적·질적 성장세를 보였지만, 전 산업계를 강타한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개채용을 계획했던 주요 제약사들 대다수는 채용방식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거나, 채용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상반기는 생략하고 하반기 채용을 도모하는 곳도 존재한다. 
 
연초 서류 접수를 마감했던 일양약품은 지난 2월 채용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다음달 5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일정 수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월 상반기 공채를 진행했던 종근당은 올해 영업외 인력 충원을 완료하고 영업직 모집 일정을 조율 중이다. 면접 등의 일정에 대면 상황이 불가피한 만큼 사태 추이에 따라 일정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역시 공개채용 일정을 잠정연기 했고, 지난해 상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한 동아에스티 역시 올해는 보류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제약사들도 존재한다. 지난해 연말 채용절차를 진행한 유한양행은 상반기 일부 수시 채용 계획만 있어,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동적으로 필수 인력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시 채용으로 일부 인력만 충원한 한미약품 역시 화상면접 확대 등을 통해 영향이 덜 했다. 지난해 공채와 달리 1분기 20여명을 수시채용으로 충원한 삼진제약 역시 경영상황에 따라 채용 인원이 달랐지는 만큼 여파가 적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 분위기가 공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일정 연기가 불가피 한 부분도 존재한다"라며 "제약업계의 경우 채용과정과 이후 합숙과정도 존재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업계 채용일정 연기나 보류 배경엔 경기침체 여파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산업은 높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와 더불어 양적·질적 일자리 창출 효과로 주목받아 왔다. 최근 5년 평균 8.6% 고용증가율로 전체 산업 평균(4%) 대비 2배 이상 높았으며,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전자산업(6.6%)과도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 고용 증가율(45.5%)도 전 산업 가운데 1위 수준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정기직 채용 비중도 10명 중 9명 꼴을 보이며 고용 효자산업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역시 해마다 그 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2회 채용박람회에는 현장면접 지원자만 2000명을 넘는 등  6000명이 넘는 인원이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채용 실적 및 계획을 조사한 99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지난해 상반기 채용한 인력만 3100명 수준이며, 지난해 전체를 기준으로는 5000명 이상이 채용됐다. 
 
하지만 올해 제약산업에서만 1조8000억원 수준의 손실이 전망되는 만큼, 당장의 인력 충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더라도 당장 무리해서 채용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업계는 최소한의 필요 인력만 채용하면서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안정감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를 준비 중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비교적 박람회까지 일정이 여유있는 편이지만, 상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사태 추이에 따라 행사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8년 제 1회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인원들이 각 사 부스를 돌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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