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오거돈, 사퇴 시점 조율…국민 우롱한 것”

입력 : 2020-04-23 오후 3:13:45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래통합당은 성추행 사건으로 23일 사퇴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피해자와 자신의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조율했다며 “부산시민과 국민을 우롱하고 속이려 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현직 광역단체장이 자신의 입으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사퇴하는, 보고도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며 “특히, 성추행 이후 오 시장의 행보는 파렴치를 넘어 끔찍하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날 오전 오 시장은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편한 신체접촉이 있었다. 이런 행동이 강제추행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사퇴를 선언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지난 달 시청의 여직원을 집무실로 불러 신체접촉을 하고서 주변사람을 동원해 회유를 시도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사퇴시점을 총선 이후로 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고 한다”며 “피해자의 인권마저 정치적 계산에 이용하고, 끝까지 부산시민과 국민을 우롱하고 속이려한 행위”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유재수 전 부시장에 이은 오 시장의 비행과 불법으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산시민과 국민들이 떠안게 됐다”고 지적하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끝날 일도, 개인의 일탈로 치부되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적 책임은 물론이거니와, 더불어민주당은 석고대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KBS는 오 시장이 정무라인을 통해 이달 초부터 피해 여성과 사퇴 여부, 시기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부산시청 내 근무하는 계약직 여직원 A씨로 올 4월 초 부산성폭력상담소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A씨는 오 시장에게 ‘이달 안으로 공개 사과와 함께 시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으며, 부산시는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산시는 오 시장의 사퇴시기를 총선 이후로 하자고 A씨 측에 제안했으며, A씨는 ‘성추행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부산시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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