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연구에 대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 기간을 1주일 이내로 단축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은 24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치료제·백신개발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 추진계획 등을 논의했다. 지원단은 산·학·연·병 상시 협업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 치료제를 신속히 개발할 계획이다.
이날 범정부 지원단 제1차 회의에서는 시급한 제도 개선 사항 2건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임상시험 지원의 우선순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임상시험 지원이 가능한 시간 및 대상 환자 수에 제한이 있어, 우선순위 기준을 정해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는 환자 안전, 연구윤리, 공공목적 및 국제표준 등 기본원칙을 토대로 실무추진단을 통해 임상시험 지원 우선순위에 관한 세부 판단 기준을 마련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은 24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공동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부
또한 공용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연구에 대한 IRB 심의가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한다. 코로나19 관련 임상정보나 환자·완치자 혈액 등을 활용한 연구를 추진하려면 IRB 심의를 받아야 한다. 공용 IRB는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연구 중 IRB 심의면제가 가능한 연구를 신청받아 신속 처리한다. 다음달에는 코로나19 관련 연구 심의를 전담할 특별심의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심의 대기기간을 1~2개월에서 1주일 이내로 단축할 계획이다.
범정부 지원단은 국내 치료제·백신 및 방역물품·기기 개발 전반에 걸친 범정부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국내 치료제·백신 개발 목표 및 일정 △규제 신속지원 △치료제·백신 생산 및 국가비축 △방역물품·기기 국산화 목표 및 지원계획 △R&D 투자 확대 및 신속지원 등을 포함한다. 산·학·연·병 중심의 분야별 초안을 마련하고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오는 6월까지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범정부 지원단 구성도. 사진/과기부
이날 출범한 범정부 지원단은 지난 9일 대통령 주재 '산·학·연·병 합동회의'의 후속으로 설치됐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상시적 협업 및 범정부 지원체계를 통해 정책 수단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범정부 지원단은 △치료제·백신 개발상황 종합점검 △규제개선 및 연구개발(R&D) 등 범정부 지원대책 수립 △코로나19 방역대응 관련 물품·기기의 수급관리 및 국산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지원단 산하 전문가 중심 실무추진단을 두고 치료제, 백신, 방역물품·기기 등 분과로 나눴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기업 애로사항 해소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해 국내 치료제·백신 등 개발 기업을 지원한다. 현재 치료제·백신개발 21개 기업의 애로사항을 접수한 상황으로, 향후 실무추진단 논의를 통해 제도개선 결과 피드백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단 공동단장인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기부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산·학·연을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해소하려 한다"며 "출연연 시설 공유, 연구 인프라·서비스 제공 등 R&D 전반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고된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현황에 따르면, 기존 약물의 적응증 확대(약물재창출) 연구 7종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한 신약개발 13건 등을 포함해 치료제 분야에서 20여건의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분야에서도 10여건 이상의 다양한 후보물질 개발 및 연내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 기업·대학·연구소·병원의 연구자가 기초연구부터 임상연구까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R&D 속도를 내기 위해 규제 개선과 같은 현장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