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LG화학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올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방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으며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회사가 미래 산업으로 키우는 전지 부문의 경우 연간 매출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투자는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연결 기준 올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5.8% 감소한 23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7.5% 증가한 7조1157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시장 예상치 1424억원을 66% 상회하는 성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올 1분기 화학사들의 실적이 우울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LG화학 1분기 경영실적. 자료/LG화학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관리자(CFO)·부사장은 "1분기 코로나19로 인해 당사 일부 공장은 물론 고객사 공장 가동도 멈추면서 매출에 차질이 있었다"며 "다만 자동차용 전지 수율 등 생산성이 계획대로 개선됐고 첨단소재 부문 비용 개선으로 효율성을 높여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익성 창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1분기에 매출 3조6959억원, 영업이익 242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 차이) 개선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이 있지만,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전기자동차 시대를 대비해 LG화학이 육성 중인 전지 부문의 경우 적자 규모가 작아졌다. 1분기 영업손실은 518억원으로 전 분기 2496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은 받았지만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1분기 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 등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들의 공장이 문을 닫으며 예상보다 매출이 하락했지만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 배터리. 사진/LG화학
장승세 LG화학 전지 경영전략총괄·전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신규 증설은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목표 도달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장 전무는 "올해 전지 부문 매출 목표를 15조원으로 계획했는데 (코로나19로) 여기에서 10~15%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손익도 영향을 받아 수익성은 연간 한 자릿수 중반에서 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1조1074억원, 영업이익 621억원을 기록했다. IT, 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의 비수기 진입과 코로나 영향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감소했으나 사업구조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은 개선됐다. 생명과학 부문은 매출 1593억원, 영업이익 235억원을 기록했으며, 자회사인 팜한농은 매출 2212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LG화학은 1분기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전년 대비 차입금을 3조1400억원가량 늘렸다. 차 부사장은 "선제적인 자금 조달, 비핵심 자삭 매각 등 안정적인 현금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회사 미래를 위한 핵심 투자도 흔들림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