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3강시대)올해도 유료방송시장은 빅뱅…뉴미디어로 변신 '숙제'

추가로 나온 케이블TV 매물…향후 M&A 진행에 관심
혁신 플랫폼 도약 필요…IPTV 권력 남용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입력 : 2020-05-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수합병(M&A) 이후 내실이냐, 새로운 M&A로 주도권을 쥐느냐, 이동통신 3사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번 합병 SK브로드밴드의 탄생을 보면서 한 이통사 관계자가 언급한 말이다. 지난해 12월 LG헬로비전이 LG유플러스에 편입됐고, 지난달 30일 통합법인 SK브로드밴드까지 출범하면서 유료방송시장 M&A가 일단락됐지만, 추가 M&A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케이블TV 회사 현대HCN은 이르면 이달 중 공개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초 현대HCN의 공개 경쟁 입찰을 선언, 현대HCN의 방송과 통신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 중이다. 딜라이브도 최대주주·채권단은 조만간 외국계 증권사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CMB 역시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M&A 물량으로 나온 딜라이브와 CMB, 현대HCN의 점유율은 각각 6.09%, 4.73%, 4.07%다.
 
정부도 케이블TV의 경쟁력이 떨어진 현재 시장 상황을 재편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 2차 M&A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델들이 U+tv 아이들나라 3.0을 이용해 레벨테스트로 영어실력을 진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료방송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가 추가 M&A에 나서며 몸집을 불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티브로드와 합병으로 체력을 강화했지만, 시장 3위에 그친다. 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가 현대HCN이나 딜라이브 등 추가적 인수에 나설 경우 LG헬로비전을 제치고 여유있게 시장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위 KT의 점유율과도 3%포인트 차이에 불과하게 된다. 
 
KT가 역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동안 점유율 상한을 정해놓은 합산규제 탓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규제가 일몰되면서 이론적으로 M&A가 가능해졌다. 최근 공시를 통해서도 "유료방송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분위기에 휩쓸려 M&A에 나서진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다만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추가적 M&A 이전에 시장 거점을 쥐고 있는 IPTV 3사가 뉴미디어로 변신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방향 서비스를 내세우며 2008년 첫 선을 보인 IPTV는 지난 10년간 가입자 빼앗기에 치중했다. 결합할인이 도입된 이후로는 케이블TV 가입자 포섭에 나섰다. 때문에 이번 M&A를 기점으로 가입자 경쟁에 탈피, TV외에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알고리즘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하는 것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IPTV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통 3사가 유료방송 시장의 80% 이상을 쥐게 되면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콘텐츠 사업자들이 힘의 균형에서 밀릴 수 있는 점도 살펴야한다. 채널 공급 계약을 놓고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한 IPTV 사업자들에 수익을 더 내주는 계약이 공공연히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유료방송 계열의 콘텐츠 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해 경쟁 콘텐츠를 봉쇄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PP업계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부당한 수준의 수익배분을 요구하거나 계열사 방송프로그램을 우대하는 경우 등에 대한 정책 마련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PP업계 관계자는 "M&A를 통해 몸집을 불린 IPTV가 강한 협상력을 지니게 된다는 점은 위협 요소"라면서 "IPTV가 M&A 당시 약속한 유료방송 시장 발전, 상생 방침 등이 지켜져 국내 유료방송 전체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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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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