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수면호흡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새벽 3~5시 사이에 렘수면에 빠지게 되면서 산소포화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 경우 산소가 적은 만큼 심장은 빨리 뛰게 돼 결국 심장에 무리를 준다. 해당 상태가 일정시간 지속되면 심혈관 자체가 좁아지고 혈관내피가 두꺼워져 위험해진다.
이처럼 위험한 질환인 수면무호흡증을 감별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인 남성 목둘레가 16인치가 넘으면서 코를 골 경우,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팀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9개월간 코골이 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한 남성 154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목둘레가 15인치인 경우 중등도, 16인치 이상인 경우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의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목둘레 16인치 이상의 코골이 남성이라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의심하고, 치료해야 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한진규 원장은 "수면무호흡증은 당뇨,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률을 높이는 매우 위험한 질환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신의 목 둘레가 16인치 이상으로 두껍고 코를 골면 중증 수면 무호흡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양압기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몸에 센서를 부착해 수면 중 △뇌파호흡 △산소 포화도 △심전도 △움직임 등의 다양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 한다. 수면무호흡증이 확진 됐다면 최선의 치료는 양압기다. 양압기는 마스크 형태로 수면 중 지속적으로 일정한 바람을 넣어주는 기기로 기도 공간이 협착되거나 좁아지는 것을 방지해 수면 중에도 호흡을 원활하게 한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국내에서 수면무호흡증 관련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검사 및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양압기 치료 시 주의할 점은 본인에게 맞는 압력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정압력을 확인하지 않고 자동양압기를 사용하는 경우 적응도 어렵고, 효과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폐질환이 있을 때, 수면다원검사에서 산소포화도 저하가 동반된 저산소증후군일 때, 코를 골지 않는 수면무호흡 환자일 때, 수면다원검사에서 뇌의 호흡 중추 이상으로 발생하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 받았을 때는 자동형 양압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정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무분별하게 자동 양압기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원장은 "일부 환자는 임상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자동 양압기 보다 적정한 압력을 처방받아 사용하는 수동 양압기로 치료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팀은 최근 9개월 간의 연구를 통해 환자의 목둘레가 15인치인 경우 중등도, 16인치 이상인 경우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의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픽사베이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