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5세대 이동통신(5G)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이 5G 네트워크 전환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6일 이통 업계에 따르면 SKT와 KT는 지난달 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지난해 연간 사업·재무 관련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해당 보고서에 투자 위험 요소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 두 회사는 NYSE에서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거래된다.
SKT와 KT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험을 포함한 내용의 보고서를 NYSE에 제출했다. 사진은 지난 2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 사진/뉴시스
SKT와 KT는 이번 보고서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험 요인을 새롭게 담았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며 SKT와 KT는 지난 2월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임시조치가 사업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향후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 조치로 정상적 업무 진행에 지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이통업계가 집중적으로 투자 중인 5G의 성장 둔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자가 지갑을 닫으며 상대적으로 고가 요금제·단말이 필요한 5G 네트워크로의 고객 전환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우려다. 실제로 지난 2월 출시된 5G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전작과 비교했을 때 판매가 저조했다. 이날부터 국내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경계 태세를 전환됐지만, 대내외 경제 여파는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장기적 우려가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에는 5G 성장 둔화 외에도 무선단말기·통신 장비 수급 지장, 동시 접속량 급증에 따른 용량 과부하 등이 잠재적 위험 요소로 포함됐다.
SKT의 T전화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 사진/SKT
국내 이통업계는 이러한 잠재적 코로나19 위험 속에서 5G 서비스를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T전화'의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 그룹통화 기능 등을 업무에 활용하며 기업 업무 혁신 기회를 모색했다. 박정호 SKT 사장이 직접 T그룹통화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대한민국 사회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도 업무 방식을 예전과 달리해야 한다"며 강조한 바 있다.
KT는 5G 영상통화 앱 '나를'의 이용자 인터페이스·경험(UI·UX)을 개선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지난 3월 나를 이용자 수는 전달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수요가 늘었다. 이에 맞춰 증강현실(AR) 기능 강화, 콘텐츠 추가 등 서비스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KT는 향후 비대면 소통 증가와 함께 나를을 커뮤니케이션·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