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이란 대화방을 운영한 조주빈의 공범 강훈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따'란 대화명으로 활동한 강훈은 '박사방' 개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조주빈과 성범죄를 공모한 것을 비롯해 가상화폐를 환전해 약 26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6일 강훈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강훈에게 적용된 혐의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강제추행) 외에도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정보통신망침해등) 등 총 11개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강훈은 조주빈과 공모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아동·청소년 피해자 7명, 성인 피해자 11명으로부터 협박 등의 방법으로 성 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피해자 A씨를 협박해 새끼손가락 인증 사진을 전송받는 등 강요 혐의, 그해 11월 피해자 B씨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전신 노출 사진을 유포하겠다"란 취지로 말하는 등 협박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판사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유리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거짓말해 1000만원을 편취하는 등 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강훈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성 착취 범행 자금으로 제공된 가상화폐를 환전해 총 2640만원 상당을 조주빈에게 전달하는 등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SNS에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생년월일 등을 이용해 비밀번호 찾기 기능 등을 통한 방법으로 25회에 걸쳐 한 사이트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다른 사람의 비밀인 12명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SNS에서 알게 된 피해자 C씨의 얼굴에 다른 사람의 전신 노출 사진을 합성한 후 피해자인 것처럼 가장해 SNS에 해당 합성사진을 음란한 말과 함께 게시한 이른바 '딥페이크' 범행도 밝혀졌다.
강훈 기소 이후에도 검찰은 범죄단체조직 혐의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조주빈과 강훈, 이미 구속기소된 전 사회복무요원 최모씨 등 6명을 포함해 '박사방'의 운영과 관련 피해자 물색 유인, '박사방' 성 착취 범행 자금 제공, '박사방' 관리와 홍보, 성 착취물 제작·유포, 성 착취 수익금 인출 등의 역할을 한 '박사방' 구성원 총 36명에 대해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 등으로 인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훈은 '박사방' 개설 초기인 지난해 9월부터 성 착취 영상물 제작을 요구하고, 지인능욕 명예훼손 사건으로 경찰에 검거된 그해 11월 중순까지 조주빈을 도와 '박사방'의 관리와 홍보, 성 착취 수익금 인출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등 조주빈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성 착취물 제작·유포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부따' 강훈이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