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추가 주택 공급에 힘을 싣는다. 기존 '투기근절'이라는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서울에 쏠린 주택수요를 분산 시켜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6일 이같은 내용의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오늘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은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과 함께 집값 안정 그리고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대책'의 후속 조치로 당시 정부는 주택공급 전반에 걸친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현재 정부는 서울 주택시장 내 투기수요가 잦아들면서 다소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4월2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주 연속 하락세로 정부의 연이은 규제 정책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낙폭은 더 가팔라졌다. 강남과 서초는 전주대비 각각 0.29%, 0.27% 하락하며 하락률 역시 전주보다 0.04%포인트, 0.03%포인트 확대했다. 송파도 0.16%에서 0.17%로 하락세가 확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긴 호흡의 주택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나섰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 언제든 시장 과열이 재연될 수 있다 판단하고, 적극적인 수요관리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서울 및 수도권 내 주택공급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앞으로 3년간(2020년~2022년) 수도권 주택물량은 연간 22만4000호가 공급될 전망이다. 서울은 연간 7만2000호만호로 예년 수준의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수도권은 예년대비 12.7%, 서울은 35.3% 많은 공급물량이 대기 중이다. 여기에 오피스텔 공급량까지 더하면 연간 수도권 주택 공급물량은 약 25만7000호, 서울은 9만호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추가 부지확보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23년 이후 수도권에서 연간 25만호 이상의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추정하는 수도권의 신규주택 수요는 연간 22만호 수준으로 이번 공급대책으로 실수요보다 연간 3만호 이상의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선 정부의 이번 추가 공급대책이 서울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거란 분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단순히 7만호 공급이란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며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 상품들이 나와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심도있게 마련되지 않았다면 이번 대책도 시장안정화 효과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공급대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오늘 발표 내용을 보면 뚜렷하게 눈에 띄는 게 없다. 기존에 나온 내용"이라며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속도를 빨리 낸다거나 공급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 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 주요 입지에 쏠린 수요를 분산 시켜 실질적으로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주변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정성욱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