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저의 작은형(조동진)과 작은형수를 그리워하며 만든 곡과 글입니다. 제가 12살 때, 토요일이 되면 작은형을 드리려고 용돈으로 담배 한 갑을 사서 달려갔던 낡고 작은 아파트에서의 추억입니다.”
조동익은 작은형과의 추억이 여전히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그를 위한 곡과 글에 ‘Farewell. Jdj, jnh[1972])’이란 제목을 붙였다. 작별 아닌 작별의 이야기….
돌아보면 생의 순간들은 연기 같은 것이었다. 한순간 피어올랐다 사라지는 젊음(‘그래서 젊음은’), 끓었다 잠잠해지는 분노, 아팠다 회복되는 상처. 이 모든 순간의 것들을 그는 제주 바람에 날려 보낸다.(‘바람의 노래’) 가끔은 자신이 날개를 잃기 전 바닷가와 새벽 숲을 날아다니는 새(‘날개 II’)처럼 느껴진다.
‘한국 포크계 대부’ 조동진과 그룹 어떤날 출신인 조동익이 26년 만에 새 정규 음반으로 돌아온다.
7일 오후 6시 온라인음원사이트에 2집 ‘blue pillow’ 수록곡 12곡을 공개하고 14일 CD를 발매한다. 지난 1998년 발표한 ‘Movie’는 영화 삽입곡을 모은 음반이라 정규로는 94년 솔로 1집 ‘동경(憧憬)’이후 26년 만이다.
조동익은 “아직도 ‘어떤날’을 기억해주시는 분들, 제 독집 앨범 ‘동경(憧憬)’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을 위해 오래전부터 앨범을 내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다 벌써 26년이 흘러버렸다”고 작업 소회를 밝혔다.
싱어송라이터, 작곡가, 프로듀서인 조동익은 한국 포크 음악의 대부 조동진의 동생으로 84년 이병우와 만나 프로젝트 그룹 어떤날을 결성했다. 1집 ‘어떤날 1’과 2집 ‘어떤날 2’이 모두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4, 11위)에 올랐다.
어떤날 활동 종료 후 프로듀싱한 장필순 5집(15위)과 자신의 앨범 ‘동경’(46위) 등도 모두 100대 명반에 선정됐다. 조동진이 만든 싱어송라이터 작가주의 음악 집단 하나음악과 푸른곰팡이에서 활동하면서 김현철 유희열 등 수많은 후배 뮤지션, 프로듀서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번 앨범은 조동익이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맡았으며 오랜 지음인 더클래식의 박용준(피아노)과 장필순(보컬) 윤정오(엔지니어) 등이 함께 했다. 동생 조동희(내레이션), 이지행(첼로) 김도태(사진, 디자인, 뮤직비디오) 안지혜(뮤비 촬영 편집), 황성식(뮤비 촬영) 등도 힘을 보탰다.
‘blue pillow’는 ‘바람의 노래’로 시작해 ‘Lullaby’까지 총 12곡이 수록돼 있다. 연주곡 6곡,가창곡 5곡에 내레이션 1곡으로 구성됐다. 제주도 자택의 소박한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셀 수 없는 시간을 반복해 사운드를 깎고 매만진 결과물이다.
조동진은 “음악적으로 화려한 전개보다는 단순함을 목표로 작업했지만 힘들었다”며 “음악의 장르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기 때문에 'unknown genre’라고 해야 할까. 그저 제 음악이 지치고 힘든 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휴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수록곡 중 ‘내가 내게 선사하는 꽃’과 ‘그 겨울 얼어붙은 멜로디로’ 등은 장필순이 가창에 참여했다. ‘Farewell. Jdj, jnh[1972]’에는 동생이자 가수인 조동희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바람의 노래’ ‘날개 I’ ’푸른 베개’ ’그 겨울 얼어붙은 멜로디로’ ‘그래서 젊음은’ ‘farewell. jdj, knh[1972]’ ‘내 앞엔 신기루’ ‘날개 II’ 등 수록곡 중 총 8곡의 뮤비도 제작해 음원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조동익. 사진/최소우주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