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골프 부킹 찼다고? 이익 줄었다!

남화산업 빼고 모두 영업익 감소…그래도 전망은 밝다

입력 : 2020-05-18 오후 12: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골프장을 운영 중인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예약은 풀이라던 언론 보도들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날씨가 춥고 눈이 오는 겨울에는 외부활동이 제한돼 골프장 매출이 감소하는 계절적 영향이 있지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저조한 결과였다. 
 
18일 <뉴스토마토>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장기업과 K-OTC 등록기업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7개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라CC(여주, 27홀), 파주CC(파주, 18홀), 떼제베CC(청주, 37홀) 등 3개 대중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KMH(122450)의 경우 1분기에 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골프장 상장기업들 중에서 눈에 띄는 이익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실적 내용은 정반대의 사정을 보여주었다. 
 
세 골프장의 운영기업인 KMH신라레저와 파주컨트리클럽, 옥산레저는 1분기에 각각 -8억원, 3억원, -11억원의 영업손익을 기록했다. 신라CC는 지난해 같은 기간 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적자로 전환했고, 파주CC는 1억원 흑자폭이 3억원으로 증가했다. 떼제베CC를 운영하는 옥산레저는 영업적자폭이 24억원에서 11억원으로 줄었다. 이들의 영업손익을 합산할 경우 지난해 1분기 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억원으로 2억원가량 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의 적자를 메우고 5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KMH의 주력인 방송미디어 등이었다. 
 
이들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아난티(025980)는 아난티남해, 금강산아난티 등 2곳의 골프장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아난티클럽 청담, 아난티코브, 아난티강남 등의 리조트·호텔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난티 역시 분양사업에서는 이익을 냈지만 골프장이 속해 있는 리조트 부문에서 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63.5%를 리조트 객실매출이 차지하고 있으며 골프장에서 직접 나오는 매출  비중은 9.3%에 그친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예약이 찼다는 보도가 많았지만 골프장을 운영 중인 기업들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잔/뉴시스>
 
이 두 곳과는 달리 골프장 매출비중(77.3%)이 가장 큰 남화산업(111710)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억원에서 올해 3억9504만원으로 증가했다. 절대금액은 크지 않지만 증가율로는 31%에 달하는 실적이다.
 
남화산업은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골프장(54홀)인 무안CC를 보유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 산재한 대중 골프장 35개소, 회원제 골프장 8개소 중 가장 큰 규모다. 
 
그랜드백화점에서 이름을 바꾼 베뉴지(019010)는 유통업이 주력이며, 호텔업을 운영하는 호텔그랜드유통과 골프장을 운영하는 부국관광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부국관광 지분의 48.7%를 베뉴지가 보유하고 있는데, 부국관광은 이번 1분기에 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재봉 전 한섬 회장이 75.3%, 한섬이 14.5% 지분을 갖고 있는 사우스케이프는 장외시장인 K-OTC에 등록돼 있다.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은 연초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전 세계 100대 골프코스(미국 제외)에서 9위를 차지해 골퍼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골프장 매출이 절반(51%), 나머지 절반 정도는 서울에 있는 부동산 임대매출(48%)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임대매출이란 안정적 기반이 있음에도 사우스케이프는 올해 1분기에 5억원의 영업적자로, 지난해 1분기 4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강원랜드(035250)용평리조트(070960)의 경우 리조트 등 다른 사업분야의 실적 비중이 커서 골프장 비중이 크지 않다. 
 
결국 남화산업만 소폭 증가한 셈이다. 남화산업의 골프장 매출 비중이 가장 크긴 하지만 다른 기업들의 골프 부문 매출이 부진한 것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온도차가 있었다. 남화산업은 신규 레지던스와 골프텔 건설이라는 성장 재료도 갖고 있다. 
 
 
골프장들의 이 같은 부진에도 소득 증가와 휴일 증가,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의 영향으로 장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IBK투자증권이 지난 4월16일 보고서에서 따르면, 국내 골프활동인구는 2007년 251만명에서 2017년 636만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연간 골프장 이용객수는 3799만명에 이른다.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 수(18홀 환산, 군대 골프장 포함)도 2016년말 532개소에서 2020년말 566개소로 34개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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