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KT의 인공지능(AI) 플랫폼 '기가지니'가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 다른 산업군의 사업자에 AI 플랫폼 장착을 지원하며 '기가지니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26일 KT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1월 개설한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외부 협력사에 적용 중이다. 기가지니 인사이드는 디바이스에 기가지니 AI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한다. LG전자 'LG폴더2', 현대커머셜 '고트럭', 아트뷰 스마트카·스마트홈 디바이스 등에 적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시작해 올해가 활성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고트럭' 앱에 기가지니를 적용했다. 사진/KT
KT는 지난 2017년 1월 AI스피커 '기가지니'를 출시하며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당시에는 인터넷(IP)TV 연동형으로, TV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음성으로 TV 채널을 돌리거나 미디어 서비스를 즐기는 방식이다. 이후 기가지니를 중심으로 제공 서비스를 확장하며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KT는 기가지니 출시 5개월 만에 AI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활용 영역을 넓혔다.
KT의 AI 연구는 200여명 규모의 KT 융합기술원이 담당하고 있다. 융합기술원 산하에는 인프라·AI·플랫폼 연구소로 분리돼 각 영역의 연구개발(R&D)를 진행한다. 주요 R&D 실적으로는 기가지니 중소개발사(3rd Party) 서비스 상용화, 기가지니 집비서 서비스 상용 출시 등이 있다. KT의 올 1분기 R&D 비용은 5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지난 2월 'AI 원팀' 결성 협약식을 마친 후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 구현모 KT 대표, 장석영 과기부 차관. 사진/KT
올해는 연구 실적을 외부에 개방해 AI 산학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중공업그룹, 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기업·기관과 함께 'AI 원팀'을 꾸렸다.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AI 핵심기술 확보와 각 기업의 현안을 AI로 해결할 방안을 공동 연구 중이다. 카이스트와 한양대, ETRI는 AI 전문인력 양성을 담당한다.
KT와 KT 자회사, 협력사 등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확장하던 기가지니는 향후 경쟁사 서비스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KT는 현재 LG유플러스, LG전자 등과 함께 3자 AI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논의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방향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3사 서비스와 제품에 기가지니가 탑재된 형태 등이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현재 협의 단계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