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면서 단일 최대주주 KCGI의 뒤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의 경영 상황이 악화하며 KCGI는 지분 매입을 멈춘 상황인데 반도건설은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이자 이들 동맹이 갈등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타법인'은 한진칼 보통주 122만2480주(약 2.1%)를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이 기타법인을 반도건설로 추측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한진칼 주식을 매입할 때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에 주로 주문을 넣었는데 이번 주문도 삼성증권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로써 반도건설은 기존 16.9%에서 19%로 한진칼 지분율을 늘리게 됐다. 단일주주 중 한진칼 지분율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KCGI(19.36%)인데, KCGI와의 격차도 0.36%P로 좁혔다.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3자연합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과는 달리 각자의 노선을 걷고 있다.
KCGI는 정기 주총 후 임시 주총을 대비하기 위해 지분을 더욱 공격적으로 매입했는데 현재는 잠잠한 상황이다. 내부에서는 임시 주총 소집도 미루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산은 등 국책은행의 지원도 받으면서 현재 상황에서의 경영권 흔들기는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며 '3자 연합'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왼쪽부터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강성부 KCGI 대표. 사진/뉴시스
이처럼 KCGI가 '신중론'을 펼치는 사이 반도건설의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반도건설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58.8%가량 급감하는 등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KCGI와 조 전 부사장이 반도건설의 추가 매입을 모르고 있었다고도 알려지며 반도건설이 '조력자' 역할에서 벗어나 전면에 나서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건설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지분 매입으로 3자 연합 내 KCGI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채권단은 지원한 돈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사용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영권 다툼으로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오르는 안도 지원 조건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