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의사를 배출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결사 반대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최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서 제대로 된 교훈은 얻지도 못하고 헛다리나 짚고 있는 문재인 정권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의대 정원 확대는 절대 불가”라고 강조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의대정원 확대 △의과대학 정원 합리적 조정 △의사과학자 육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청와대에서도 의대 정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부족해서 코로나19 사태에 처해 의료 영역에서 무능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확진된 환자수와 사망자 수를 봤을 때 객관적 지표는 상당히 우수한 의료적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지금 의료원, 보건소, 행정부처의 각 조직 등에 의사들이 부족한 것은 의사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해당 영역으로 의사들을 유입할 정책적 노력을 거의 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사진/뉴시스
최 회장은 “의사 숫자는 현재는 인구 1000명당 1.8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약 7, 8년 후면 매년 3000명의 의사가 배출되고 인구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수가 감소되므로 OECD 평균을 상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아서 단위면적 당 의사 수가 많으므로 국토가 큰 다른 나라들보다 의료 접근성이 뛰어나다. 즉 우리나라의 의사 숫자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직역별 분포 불균형, 전문과목별 분포 불균형, 지역별 분포 불균형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최 회장은 “개원의사들의 일부를 병원근무의사로 전환하려는 효율적 정책 개발과 집행이 중요하다”며 “흉부외과, 일반외과, 산부인과 등 처우가 너무나 열악해 많은 의사들이 미용, 성형 등 미용의료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현재 의료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의사 수만 늘려 놓으면 절대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단언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방 의과대학 졸업자들이 해당 지역에서 진료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과대학 정원을 무작정 늘리기만 하면 의학교육의 질은 어떻게 확보하나”며 “정원 49명의 서남의대를 부실 의대 교육을 이유로 의료계 자체의 노력으로 폐지하는 데에 1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의사 분포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하는데 이런 노력은 거의 하지 않은 채 그 효과조차 장담하기 어렵고 수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의대 정원 수 확대와 의사 숫자 늘리기에 매달리는 청와대, 민주당, 정부에 큰 실망감과 함께 막대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