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지난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배우 전미도는 뮤지컬 배우로 2017년, 2018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공연계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방송계에서는 아직은 조금 낯선 배우기도 하다. 그런 전미도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전미도는 공연과 드라마 현장의 차이점에 대해 “공연은 몇 달간 연습을 하고 가장 좋은 걸 만들어 내서 장기간 지속적으로 같은 연기를 한다. 하지만 드라마 현장은 각자가 소스를 가져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맞춰낸다”고 했다. 그렇기에 드라마 현장은 순발력과 집중력이 요구되고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미도는 자신이 뮤지컬 쪽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배우일지 모르지만 방송 쪽에서는 신인이라고 했다. 그는 “카메라 연기 경험이 없어서 신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드라마 리딩을 하는 자리에서도 신인의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미도는 자신이 56회 백상예술대상 TV여자신인연기상 부문에 올라가지 않았냐면서 자신이 신임이라는 거듭 강조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존 드라마들이 주 2회 방송되는 것과 달리 주 1회 방송이라는 파격 편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미도는 “촬영을 들어가기 전 드라마 촬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런데 주 1회 방송이다 보니 쉬는 날도 보장되고 하루 찍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 편안하게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에서 이러한 촬영 현장을 이야기하면 ‘천국에서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며 “감사한 상황에서 촬영을 했다”고 밝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전미도는 극 중 신경외과 유일의 여자 교수이자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채송화 역을 맡았다. 그는 드라마가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이 연기한 채송화 캐릭터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단다. 처음 촬영을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전미도는 “연기 구멍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생각했던 것 보다 긍정적인 반응이라 감사하다”고 했다.
전미도는 송화를 연기하면서 의사로서 프로다운 모습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최대한 의사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후 하나씩 직업이 의사이긴 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보여줬으면 했단다. 이를 위해 전미도는 감정적으로 크게 흥분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는 “보통 의사들이 크게 감정적으로 흥분하지 않는다”며 드라마 속 대표적인 장면이 드라마 첫 장면에서 전기 기사가 감정이 돼 쓰러지자 송화와 양석형(김대명 분)이 당황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장면을 꼽았다.
또한 병원을 갈 때 의사라 하면 떠오르게 하는 특유의 뉘앙스, 용어들을 말할 때 자연스러움 등을 신경을 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외형적인 부분에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전미도는 “안경을 끼지 않는 의사가 없다. 그런 부분에서 안경을 끼는 것도 도움을 받았다”며 “의사 다섯 명이 모두 안경을 쓰긴 하지만 내가 가장 상징적으로 쓰고 있었다”고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사진/tvN
채송화는 이익준(조정석 분)과 안치홍(김준한 분)과 함께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익준과 치홍이 송화에 대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송화의 속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전미도는 “촬영할 당시에는 주어진 대본에 충실해서 표현하기에 바빴다”며 “방영된 걸 보니 나 역시도 채송화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시즌1에서 끝까지 채송화의 마음이 드러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즌제이다 보니 12화로 모든 걸 설명하기 어렵다”며 “나름 추측해보건데 시즌2에서 더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전미도는 채송화가 아닌 전미도라면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이익준과 안치홍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미도라는 사람은 재미있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서슴없이 대답을 했다. 하지만 이내 “계속 비슷한 질문을 받아 가볍게 생각하고 이야기를 했지만 안치홍이 마음에 걸린다”며 “치홍이 서운해하거나 치홍과 송화를 응원하는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우려가 생긴다”고 걱정을 했다.
전미도는 2006년 데뷔 이후 12년 가까이 무대에서 활동을 해왔다. 그런 그가 돌연 2018년 무대에서 내려와 브라운관으로 들어갔다. 2018년 tvN 드라마 ‘마더’에서 원희 엄마 역을 시작으로 2019년 영화 ‘변신’에 출연했다. 새로운 곳에 도전을 한 이유를 묻자 그는 “공연을 하면서 감사함을 잃어가고 처음 시작할 때 순수한 마음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고 했다. 무엇보다 “배우로서 연기가 정형화 되고 발전 없이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기에 낯선 곳에 가서 부딪혀 다시 감사한 마음을 깨닫고 싶었단다.
전미도는 안주하는 게 싫다고 했다. 고여 있는 게 싫다면서 “연기도 고여 있지만 사람 자체도 머물러 있을 수 있다”며 “생각이 갇히다 보면 나르시즘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안주함을, 고여있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에 대해 “연기가 재미 없어지고 그러다 보면 자신이 표현하는 연기가 재미없어지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그렇기에 나르시즘에 빠지는 것이 두렵다고 표현을 했다.
그래서 전미도는 새로운 걸 도전하려고 한단다. 10년 전인 29살 때 공연으로 신인상을 받았던 전미도는 39살에 드라마 신인상 후보에 올라 기분이 좋다고 했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쟁쟁한 TV부문 여자 신인상 후보들 상에 자신이 함께 했다는 것 만으로도 그는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