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언유착' 의혹 핵심 인물인 채널A 이모 기자가 자신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위법하다며 준항고를 제기했다. '채널A-검찰'간 갈등이 이 기자 개인과 검찰과의 갈등 국면으로 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기자는 지난 27일 '위법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등을 돌려달라'면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준항고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 앞에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채널A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진상규명 촉구 언론·시민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지난 달 28일부터 29일까지 총 41시간에 걸쳐 채널A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언론탄압을 주장하며 나선 채널A 소속 기자들과의 대치에서 이렇다 할 소득 없이 물러났다. 이른바 '신라젠 의혹 사건'을 취재한 이 기자와 백모 기자 등에 대한 휴대전화·PC 등의 확보가 압수수색의 핵심이었지만 실패한 것이다.
당시 이 기자의 휴대전화 등은 채널A가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조사위원회가 확보하고 있었다.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5일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기자 등 관련자들을 조사한 결과 '검언유착' 의혹은 주요 쟁점 상당 부분을 이 기자가 조작한 것이라고 결론냈다.
진상조사위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검사장과 이 기자가 '신라젠 취재 건'과 관련해 나눈 대화내용에 대해 사실로 보인다고 추정했지만, 증거물 확보 전 이 기자가 자신의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PC내 데이터를 모두 삭제한 뒤 제출해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 주장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4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채널A 관계자를 만나 이 기자의 휴대전화 등을 제출받는 식으로 영장을 집행했다. 이 기자는 변호인을 통해 진상조사결과 발표 당일 "조사위 측이 이 기자의 휴대전화 2대를 본인에 대한 설명 없이 검찰에 넘겼다"면서 "이는 압수수색의 유효기간·장소 등을 위반한 불법임이 법리적으로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조선일보는 이날, 검찰이 지난달 28일 '검언유착' 의혹에 관련된 채널A 소속 기자 3명에게 "압수한 휴대전화 속 삭제 파일 등을 복원해 작년 7월부터 올 2월까지의 내용들을 확인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가 '신라젠 의혹 사건'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날은 올해 2월5일로, 이 전 사항은 이번 수사와 관계가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채널A 소속 해당 기자들의 신라젠 취재과정과 '관련성이 인정되는 자료에 한정'해 압수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날 반박했다. 또 "디지털 포렌식 분석 절차에 해당 기자와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하고 그 의사를 반영해 사건과의 관련성 유무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면서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을 그 내용에 따라 집행하는 등 적법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해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들까지 수사하려고 한다는 우려나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